사설

[사설] 럼피스킨병<가축전염병>에 뚫린 도내 농가, 감염 확산 막아야

도내 첫 럼피스킨병이 발생했다. 국내 최초로 충남 서산의 한우농장에서 확진 사례가 나온 후 나흘 만이다. 양구군 국토정중앙면의 한 한우농장에서 고열과 피부 결절 증상을 보인 소 1마리가 지난 24일 럼피스킨병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검역본부는 방제 인력을 투입해 초동 역학조사에 나서는 한편 소 29마리에 대한 긴급 살처분과 매몰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럼피스킨병 발생 농장 반경 10㎞ 이내 127개 농가 5,058마리에 대해서는 방역대를 설정하고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 제한 및 집중 소독, 긴급 정밀 검사, 백신 접종 등도 실시한다.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도내 축산농가에 방역 비상이 걸렸다. 치솟는 사료 값과 인건비에 시름이 깊은 축산농가들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럼피스킨병은 모기나 진드기 등 흡혈곤충에 의해 전파되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감염된 소는 40도 이상의 고열과 눈물, 콧물, 침을 흘리며 식욕 부진, 쇠약으로 우유 생산량이 급감한다. 암소는 유산, 수소는 불임이 나타난다. 폐사율이 1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럼피스킨병은 감염된 개체의 직접적인 접촉,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사료에 의해 퍼진다. 따라서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소를 살처분해야 한다. 지난해 인도에서는 소 200만마리가 럼피스킨병에 걸려 15만마리가 폐사했다. 방역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럼피스킨병 백신을 차질 없이 확보해 빠른 시일 내 접종을 완료하고 방제를 강화해야 한다.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 3주가 걸리기 때문에 그때까지 전파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역 당국은 전국 농장에서 당분간 럼피스킨병 발생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의심 가축이 나오면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럼피스킨병은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생소한 가축전염병으로 각별히 경계하고 주의해야 한다. 더 이상 확산하지 않도록 제어하고 가축전염병 전반에 대한 실효적 예방책을 모색하는 것이 급선무다. 당장 대비책을 짜야 할 시점이다. 매년 가축전염병이 기승을 부린다. 그동안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에 한우농가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기후 변화 탓도 있지만 밀집된 사육 환경과 살처분 및 농가 보상 비용으로 방역예산 대부분이 집행되는 구조도 문제다. 때문에 예방적 대응체계 작동이 어렵다. 가축전염병 대처를 ‘사후약방문’식으로 하면 안 된다. 선제 대응을 위한 역량을 강화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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