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전 춘천 명동입구. 이 일대 500m 거리에는 은행잎 등 낙엽이 수북이 쌓였다. 출근길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이를 사진으로 담기도 했다. 하지만 춘천시청 소속 환경미화원들은 들숨과 날숨을 거칠게 내뱉으며 ‘낙엽과의 전쟁’ 중이었다.
환경미화원 김 모(38)씨는 “오전 내내 낙엽을 쓸어도 점심을 먹고 현장에 복귀하면 또 다시 낙엽 천지”라며 “가을철이면 매일 75ℓ 종량제 봉투 20~30개가 꽉 찰 만큼 낙엽을 수거해야 해 업무 강도가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가을철 거리에 쏟아지는 낙엽은 주민들에게는 '낭만'이지만 환경미화원들의 고충은 배가 된다. 인력은 한정됐는데, 업무량은 폭증하면서 근무 강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자가 환경미화원들이 담당하는 구역에서 싸리 빗자루를 이용해 30분 동안 낙엽 청소를 해봤다. 손과 허리에 통증이 밀려왔지만 더 힘든 것은 '쓸고 쓸어도 끝이 없다'는 점이었다. 세찬 가을 바람은 청소를 마친 인도를 5분도 채 되지 않아 낙엽으로 뒤덮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력은 그대로여서, 1인당 배정된 2.5~3㎞ 이상의 구역을 청소하기 위해 단 10분도 쉴 틈 없이 빗자루질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춘천, 원주, 강릉에서 가을철 수거되는 낙엽은 하루 10여톤으로 추정된다.
환경 미화원들은 "베테랑도 가을철마다 온몸에 파스를 달고 산다. 쓰레기가 많은 가을·겨울철에는 인력 보충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