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붕괴사고로 지하 190m 갱도에서 221시간만에 극적으로 구조되며, 온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줬던 광부 박정하(63·정선군 고한읍)씨가 지난 4일 생환 1년을 맞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박씨는 어두운 곳에 있으면 가슴이 뛰는 등 불안 증세에 시달리며 병원 치료를 받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일주일에 1~2차례 악몽을 꾸는 것은 물론 잠이 들어도 3시간 이상 푹 자지 못한다. 악몽에 몸부림 칠 때는 심하게 벽을 걷어 차 발톱이 빠지는 부상까지 겪을 정도다. 그는 2주에 한 차례씩 근로복지공단 태백병원에 다니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트라우마 속에서도 박씨는 지난해 11월 안동병원에서 퇴원할 당시 기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약속했던 광부 동료들의 일하는 작업 환경 개선과 안전 대책 마련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오고 있다.
인터뷰를 요청하는 신문과 방송은 물론 예능프로그램까지 참여해 광산의 안전 문제를 지적하고 열악한 작업 환경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박정하 씨는 “정부의 광산안전 종합대책 마련과 예산 확대 등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어 위안이 되고 있다”며 “광부들이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램으로 광산 작업 환경 개선에 작은 목소리라도 내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