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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 ‘줄파산’ 예고, 대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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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다중채무 4조원, 전국 두 번째 증가율
“모럴 해저드 막은 보완장치 전제로
연체 이자 탕감·원금 감면 등 조치 있어야”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서민 경제를 대표하는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근 2년 사이 강원특별자치도 내 자영업자들이 여러 금융기관에서 끌어모은 다중채무가 4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증가율이다. 채무자 수도 5만5,000명에 육박하면서 고금리 시대 자영업자들의 금융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즉, ‘줄파산’이 예고되어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방역조치로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오래돼 오히려 문을 닫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빚을 버티다 보니 다중채무는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도내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잔액은 2021년 2분기 11조5,000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동기 14조7,000억원으로 28.6% 늘었고, 올해 15조4,000억원으로 더 불어났다. 최근 2년간 증가율은 34.6%에 달한다.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7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2011년 이후 2~3%대의 낮은 성장에 머무른 데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라는 불청객으로 역성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이후 생계형 창업이 많아지면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는 등 시장 여건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영업자들이 가격을 올려 수익성을 확보할 수도 없다. 선진국의 서비스업 생산성이 높은 것은 기술 활용 이외에 노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기꺼이 하는 문화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우리나라도 자영업자가 생산한 서비스에 대해 공정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음식, 소매, 이·미용 등의 가격 상승을 사회적으로 공감, 용인하는 분위기가 절실하다.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Value)가 적절한 가격(Price)으로 평가돼야 한다. 그것이 바로 사람값이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은 지역경제의 한 축을 책임지는 경제 주체다. 이들이 생사 기로에 섰다는 소식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작은 점포나 공장의 폐업은 경영자와 가족의 파산을 뜻한다. 문을 닫거나 폐업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재기를 도와야 한다. 재창업이나 전직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스스로 재기하기도 힘겨운데 가능하겠는가.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하는 이유다. 경기 침체로 끙끙대는 자영업자들이 어려움 없이 물러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줄 프로젝트로 재기를 지원해야 한다.

금융 당국과 금융사가 서둘러 적극적인 자영업자 금융 비용 완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때를 놓친 후 그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와 취약한 상환 능력을 고려할 때 이대로 방치하다가 자칫 경제 전반으로 위기가 확대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모럴 해저드를 막는 보완장치를 전제로 연체 이자 탕감과 원금 감면 등의 적극적인 자영업자 부실 채무 경감 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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