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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0여명 원정 응원단, 강원FC 승강 PO행의 또다른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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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 원정 응원단 수원 집결
구단주 김진태 강원자치도지사도 합류
승강 PO 확정되자 환호하며 기뻐해

◇강원FC가 2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최종라운드에서 0:0으로 비기며 잔류를 확정지을 승강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경기장을 찾은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와 육동한 춘천시장이 서포터즈 나르샤와 함께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수원=박승선기자

“힘을 내라, 강원!”

지난 2일 강원FC와 수원 삼성의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은 파란 유니폼을 입은 2만여명의 수원 팬들로 가득 찼다. 하지만 S석에 자리한 3,600여명의 강원 원정 팬들은 수원 팬들이 이룬 푸른 물결을 힘차게 헤쳐 나갔다. 원정석 3,600여석을 하루 만에 매진시키며 일찌감치 싸울 준비를 마친 이들은 장외 응원으로 예열한 뒤 일당백의 각오로 선수들에게 힘을 보냈다.

이날 원정 응원단에는 구단주인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를 비롯해 육동한 춘천시장, 양희구 도체육회장 등 도내 정치, 경제, 체육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강원의 전사들을 응원했다. 김진태 도지사는 “이번 원정 응원단은 역대 최대 규모”라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5분여 만에 강원 팬들이 흥분할 소식이 전해졌다. 동시에 펼쳐지던 수원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제주가 선제골을 기록한 것. 제주가 이긴다면 수원 삼성전 결과와 상관없이 자동 강등을 탈출하는 강원에게 희소식이었다. 전반이 0대0으로 끝난 가운데 가진 하프타임에 강원 팬들은 제주가 앞서고 있다는 소식을 공유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원정석을 가득 메운 강원FC 원정 응원단. 수원=권순찬기자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5분 만에 수원FC가 동점골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수원FC가 승점을 추가한다면 강원은 패배할 시 자동 강등이었다. 초조해진 강원 팬들은 선수들에게 더욱 큰 응원을 보냈다. 득점 기회를 놓치면 아쉬워하고, 위기 상황을 넘기면 기뻐하며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강원 선수들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갖거나 상대 선수와 기싸움을 벌일 때는 어김 없이 상대를 향해 야유를 보내며 강원 선수들을 지지했다.

후반 추가 시간 윤일록의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를 넘기자 원정석은 탄식으로 가득 찼다. 팬들은 제주와 수원FC의 경기를 틀어 놓은 채 시간이 빨리 지나기를 바랐다. 마침내 종료 휘슬이 울리며 강원의 승강 플레이오프(PO)행이 확정된 순간,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수원 팬들의 침묵 속 강원 팬들의 함성만이 남았다. 강원 팬들은 서로를 부둥켜 안고 ‘알레 강원’ 등 응원가를 부르며 ‘생존’의 기쁨을 만끽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환호하며 눈물을 훔쳤던 김진태 도지사는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생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원정석을 가득 메워주신 강원도민의 승리”라고 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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