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르포]시베리아 한파를 잊은 '진짜 사나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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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2공병여단 강룡대대 2중대 혹한기 훈련
장갑전투도저 건너는 조립교 2시간만에 ‘뚝딱’
엄동설한 속 군기 확립…2일까지 훈련 지속돼
이민철 중대장 “대적필승 대비태세 유지하겠다”

◇육군 2공병여단 혹한기 훈련 이틀째인 30일 장병들이 간편조립교 구축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최두원 기자
◇육군 2공병여단 혹한기 훈련 이틀째인 30일 장병들이 간편조립교 구축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최두원 기자

“안 전 제 일!, 안 전 제 일!, 하부주형 들~어!, 밀~어!”

체감온도가 영하 12도까지 떨어진 30일. 육군 2공병여단 강룡대대 2중대원들의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혔다. “들~어!” 구호와 함께 하부주형조 4명이 젖 먹던 힘까지 짜내 160㎏에 육박하는 간편조립교 상·하부주형을 들어 올렸다. 미리 연결되어 있는 또다른 주형 사이에 핀을 끼워 결합하는 작업을 반복하며 다리를 만들었다.

이곳은 2공병여단의 혹한기 훈련장이다. 2공병여단은 춘천 소양2교 등 주요 교량이 적군의 공격에 파괴된 상황을 가정해 병력과 장비가 이동할 수 있는 간편조립교를 구축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훈련에 참여한 중대원들은 2시간 안에 간편조립교를 구축, 병력 기동로 확보에 성공하기 위해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였다. 한겨울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온 몸에 땀이 흠뻑 젖은 2시간여가 지난 뒤 훈련장에 쌓여있던 각각의 부품들이 모두 결합돼 튼튼한 다리의 모습을 갖췄다. 간편조립교 위로 장갑전투도저(KM9ACE)가 성공적으로 기동하는 모습을 지켜본 중대원들의 입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육군 2공병여단 강룡대대 2중대가 구축한 간편조립교 위로 장갑전투도저(KM9ACE)가 기동하고 있다.
◇육군 2공병여단 강룡대대 2중대 병사들이 전투 물자를 들고 간편조립교를 건너고 있다.
◇육군 2공병여단 혹한기 훈련 야외 숙영지에 설치된 장병들의 텐트를 본보 취재진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최두원 기자

간편조립교 구축이 끝났지만 혹한과의 전쟁은 계속됐다. 야외 숙영지에 설치된 개인 천막은 춘베리아를 방불케 한 추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병사들의 군기는 맹위를 떨치는 한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백종훈(병장) 분대장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강한 사나이가 되기 위해 혹한기를 비롯한 모든 훈련에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며 “형제같은 전우들과 함께라면 엄동설한의 날씨도 전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일주일 사이 세차례에 걸쳐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병사들의 눈빛이 어느때보다 매서웠다.

2공병여단의 혹한기 훈련은 다음달 2일까지 계속된다. 간편조립교 해체, 장간조립교 구축, 핵 및 화생방 훈련 등을 통해 부대의 동계 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민철(대위) 2공병여단 강룡대대 2중대장은 “이번 혹한기 훈련을 통해 병사들이 혹한의 상황을 극복하고 전시 임무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겠다”며 “적이 도발할 시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수 있는 대적필승의 대비태세를 유지해 국가의 안보를 수호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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