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전 제 일!, 안 전 제 일!, 하부주형 들~어!, 밀~어!”
체감온도가 영하 12도까지 떨어진 30일. 육군 2공병여단 강룡대대 2중대원들의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혔다. “들~어!” 구호와 함께 하부주형조 4명이 젖 먹던 힘까지 짜내 160㎏에 육박하는 간편조립교 상·하부주형을 들어 올렸다. 미리 연결되어 있는 또다른 주형 사이에 핀을 끼워 결합하는 작업을 반복하며 다리를 만들었다.
이곳은 2공병여단의 혹한기 훈련장이다. 2공병여단은 춘천 소양2교 등 주요 교량이 적군의 공격에 파괴된 상황을 가정해 병력과 장비가 이동할 수 있는 간편조립교를 구축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훈련에 참여한 중대원들은 2시간 안에 간편조립교를 구축, 병력 기동로 확보에 성공하기 위해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였다. 한겨울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온 몸에 땀이 흠뻑 젖은 2시간여가 지난 뒤 훈련장에 쌓여있던 각각의 부품들이 모두 결합돼 튼튼한 다리의 모습을 갖췄다. 간편조립교 위로 장갑전투도저(KM9ACE)가 성공적으로 기동하는 모습을 지켜본 중대원들의 입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간편조립교 구축이 끝났지만 혹한과의 전쟁은 계속됐다. 야외 숙영지에 설치된 개인 천막은 춘베리아를 방불케 한 추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병사들의 군기는 맹위를 떨치는 한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백종훈(병장) 분대장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강한 사나이가 되기 위해 혹한기를 비롯한 모든 훈련에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며 “형제같은 전우들과 함께라면 엄동설한의 날씨도 전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일주일 사이 세차례에 걸쳐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병사들의 눈빛이 어느때보다 매서웠다.
2공병여단의 혹한기 훈련은 다음달 2일까지 계속된다. 간편조립교 해체, 장간조립교 구축, 핵 및 화생방 훈련 등을 통해 부대의 동계 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민철(대위) 2공병여단 강룡대대 2중대장은 “이번 혹한기 훈련을 통해 병사들이 혹한의 상황을 극복하고 전시 임무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겠다”며 “적이 도발할 시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수 있는 대적필승의 대비태세를 유지해 국가의 안보를 수호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