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중반을 넘어서며 각 당의 유세전이 한층 다채로워지고 있다. 정제된 연설 대신 춤과 퍼포먼스를 앞세운 유세가 잇따르며 선거기간 거리 풍경도 확연히 달라졌다.
22일 오후 찾은 강원대 후문. 선거송이 울려 퍼지자 트렌디한 복장을 한 6명의 청년 댄서가 등장했다. 고난도 동작이 어우러진 군무에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핸드폰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이들은 바로 민주당 청년본부 산하 유세 조직인 ‘시너지 유세단’. 선거사무원 명찰과 파란 티셔츠를 제외하면 여느 공연팀과 다름 없는 모습이었다.
무대 없이 펼쳐지는 길거리 퍼포먼스는 선거 유세라기보다 게릴라 콘서트를 연상시켰다. 퍼포먼스는 도장을 찍는 듯한 안무와 함께 이재명 후보를 뽑아달라는 메시지로 마무리됐다.
시너지 유세단은 세계대회 경력의 2030 댄서들로 구성된 전문 팀으로, 전국을 돌며 선거송 18곡에 맞춘 자체 안무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 유세단을 통해 청년층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양욱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청년들의 정치 관심이 실질적인 투표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너지 유세단 강원 유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지역 정치인의 ‘익숙한 얼굴’을 전면에 내세우며 유권자와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지난 21일 저녁 춘천 중앙교차로에는 국민의힘 강원필승유세단이 자리를 꾸몄다. 춘천 지역 시·도의원들이 삼각 대열을 이루고 군무를 펼치자 시민들의 눈길이 집중됐다. 의원들은 진지한 의정활동 모습과는 달리 손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김문수 후보를 향한 한 표를 호소했다.
현장 분위기는 SNS를 통해 확산됐다. 유세 중 찍힌 의원들의 댄스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공유되며 ‘유세가 아니라 축제 같다’, ‘끝내주는 춤’이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임미선 국민의힘 강원선대위 미디어특별위원장은 “몸치·박치도 있지만 시민들이 유쾌하게 받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익숙한 얼굴들이 함께한다는 점에 호응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