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서경덕,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철거' 주장 日의원에 "가해 역사 부정하는 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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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타 미오 의원[교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복 차림 여성을 조롱했던 일본 자민당의 스기타 미오 국회의원이 이번에는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등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가해 역사 전체를 부정하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익 성향인 일본 자민당 소속 스기타 미오 의원이 자신의 SNS에 최근 군마현의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철거 기사를 첨부하면서 '정말 잘됐다'고 지지 입장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이어 "일본 내 다른 조선인 노동자나 위안부를 기리는 기념물도 철거되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며 "일본 내에 있는 위안부나 조선 반도 출신 노동자의 비 또는 동상도 이 뒤를 따랐으면 좋겠다며, 거짓 기념물은 일본에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일본 교도통신도 스기타 의원의 이번 글에 대해 역사 수정주의와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언동이라고 질타했다"며 "일본의 가해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자랐기에 스기타 의원 같은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스기타 의원은 역사 공부를 제대로 하고 통절히 반성한 후 진심 어린 공개 사과를 반드시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스기타 미오 의원이 X에 올린 글과 조선인 노동자상 사진[X게시글 캡처, DB화 및 재배포 금지]

앞서 스기타 의원은 지난 3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군마현의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철거 기사를 첨부하면서 "정말 잘됐다"고 적었다.

이어 "일본 내에 있는 위안부나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의 비 또는 동상도 이 뒤를 따랐으면 좋겠다"며 "거짓 기념물은 일본에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토에 있는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동상이라는 설명과 함께 또 다른 사진을 올리고서 "사유지여서 철거할 수 없는 상태"라며 "이쪽도 빨리 철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2016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의뢰로 제작돼 교토에 건립된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노동자상이 담겼다.

스기타 의원의 이번 글은 군마현에 이어 일본 전국에 있는 다른 조선인 노동자와 위안부의 추모비·기념물 철거를 선동하는 연장선으로 보인다.

이에 군마현의 추도비 철거가 역사 수정주의를 조장하면서 다른 추모시설에도 나쁜 전례로 파급될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일본 교도통신도 스기타 의원의 이번 글에 대해 역사 수정주의와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언동이라고 지적했다.

스기타 의원은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에서 활동하고,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등 우익 성향이 강한 인물이다.

특히 2016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참여했을 때 한복 차림 여성을 비꼬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지난해 일본 법무성 산하 조직으로부터 인권 침해로 주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제대로 된 사과는커녕 그 뒤로도 '재일특권'(在日特權)의 존재를 주장하는 등 차별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 재일특권은 일본의 극우 성향 누리꾼들인 '넷우익'이 주로 사용하는 용어다.

◇군마현 당국이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를 철거한 뒤인 3일 빈 공간으로 변한 추도비 터(아래)와 원래 모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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