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간제 일자리는 1950년대 후반 시작됐다. 지방도로, 하천, 제방, 하수로 등의 취로사업을 하고 밀가루를 받았다. 국민의 정부에서 공공근로라는 정책으로 산림 분야 등으로 확대 실시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기간제 근로라는 명칭으로, 일용직에서 일정기간 근로가 보장되는 상근 일자리로 바뀌었고 180일 이상 근무하면 실업급여 혜택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춘천시에서는 30개 부서 90여개 사업장에서 500여명의 기간제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지원자에 비해 일자리는 매우 부족한 편이지만 기간제 근로자들이 일하면서 얻는 기쁨이 행복이고 곧 노인복지의 일환이기도 하다. 지난해 춘천시의 여러 사업자 중 노동 강도가 가장 높고 기계사용으로 위험요소가 상존한 사업장의 기간제 근로자 20명 모집에 60여명이 지원했다. 합격자를 연령별로 분류하면 80대 4명, 70대 5명, 60대 8명, 50대 3명, 30대 1명이다.
필자의 경우 국민노령연금이 부부 합산 70만여원으로 2인 최저생계비 210만원, 1인 최저 140만원에 턱없이 모자라 부득이 생계를 위해 동참할 수밖에 없다. 한여름 삼복더위에 호수 하천 제방을 오르내리며 예초기 작업을 하다 보면 온몸이 땀에 흠뻑 젖고 벌에 쏘이기 일쑤다. 한번에 수십 곳을 쏘이는 경우도 허다하고 부상을 입기도 쉽지만 산책하는 주민들의 애정 어린 격려에 힘이 솟기도 한다. 우리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는 보람도 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0.3%, 76세 이상은 53%로 OECD 회원국 38개국 중 꼴찌 수준이다. 우리나라 노동시간은 연 1,901시간으로 OECD 평균 1,852시간보다 149시간 더 많다. 노인들도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고 기간제 근로자 신청에도 나서고 있다.
기간제 등 공공일자리사업의 재원은 세금으로 마련된다. 정부의 책무인 일자리 창출과 주민의 편리, 안전, 미관, 쾌적한 도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기간제 일자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기간제 일자리를 제공해 주고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각종 사업이 원활하게 지속되고 좋은 성과를 보이기 위해서는 책임감 있고 시민의식이 투철한 근로자들을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 수년간 근무를 하면서 느낀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