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원특별자치도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수소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2019년 ‘수소시범도시’를 시작으로 2020년 ‘수소규제자유특구’ 그리고 지난해 연말 ‘동해·삼척 수소 저장·운송 클러스터’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김진태 지사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바이오, 수소 3대 전략 산업의 밑그림이 그려진 것이다. 지면을 빌려 김 지사의 비전과 리더십에 박수를 보낸다.
인류는 18세기 후반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대량생산과 소비, 자동차와 기차·선박과 같은 내연기관의 발달은 화석에너지 사용을 폭발적으로 늘렸고,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라는 어려운 숙제로 되돌아왔다.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전, 다시 말해 인류가 화석연료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전에는 지구의 온도가 1도 상승하는 데 짧게는 4,000년이 걸렸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에는 불과 200년 만에 1도가 상승했다.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우리나라도 2020년 ‘탄소중립 2050’을 표방하며 동참을 선언했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철강과 석유화학, 시멘트와 같은 전통 산업이 국가 경제를 받치고 있다.
이 때문에 과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또한 크다. 하지만 이제는 청정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수출을 할 수도 없는 신(新)무역장벽이 현실이 되면서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길이 되고 말았다. 세계적으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수소에너지이고 이 같은 흐름은 선진국들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역에 4개 이상의 수소허브를 조성하기로 했고, 유럽연합도 2050년까지 장기계획을 마련하고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풍력발전을 활용한 그린수소 전략을 마련했다.
국내에서도 기회를 먼저 차지하려는 지자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올 2월 창원시가 하루 5톤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준공했고 울산과 인천·전주도 각기 다른 분야에서 수소산업을 준비하고 있다.
‘동해·삼척 수소 저장·운송 클러스터’는 액화수소의 생산과 저장운반용기 개발과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해·삼척 수소 저장·운송 클러스터’의 강점은 삼척의 LNG 인수기지에서 -162도에 이르는 냉열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체 수소를 액화하기 위해서는 -253도의 극저온이 필요한데 이미 확보된 냉열을 활용해 보다 싼값에 액화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저장과 운송에 필요한 용기개발 등의 연관산업도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준비가 필요하다. 민간기업이 해외의 선도기술과 핵심설비를 수월하게 들여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 수소특화단지 조성, 발전특구 지정을 이끌어 내 중앙정부의 지원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 수소 전용부두 건설, 영월~삼척 고속도로 완공과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그것이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했다. ‘동해·삼척 수소 저장·운송 클러스터’ 사업이 성공하면 청년 일자리 4,500개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해·삼척 수소 저장·운송 클러스터’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 동해·삼척이 미래산업도시로 성장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