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닫는 강원지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고비를 간신히 넘겼지만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 부진에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강원본부에 따르면 도내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수령이 올 1분기에만 1,123건에 액수는 129억원에 달한다. 강원지역은 지난해에도 389억원의 폐업공제금이 지급돼 2022년 257억원보다 51.4%가 늘었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인 30.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자체의 경영안정자금이나 정부의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에서 탈락하는 저신용 소상공인도 많아지고 있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경영안정자금을 대폭 확대했지만 저신용 소상공인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보증이나 정책자금에서 제외된 소상공인들은 한계 상황에 내몰릴 가능성이 더 높다.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 속 고금리가 지속되면 가장 먼저 지역경제의 풀뿌리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무너진다. 이미 줄곧 증가세를 보이던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말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강원지방통계지청의 ‘2023년 11월 강원지역 고용동향’에 따르면 도내 자영업자는 20만2,100명이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5,200명 감소한 것이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100명,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3,100명이 각각 줄었다. 또 지난해 2분기부터는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이 역대 최대인 7조3,000억원에 이르렀다. 장사가 안 돼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이들의 빚폭탄이 금융권은 물론 경제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만큼 늦기 전에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작은 점포나 중소기업의 폐업은 경영자와 직원들의 가족도 파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대로라면 자칫 도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줄파산·줄폐업 공포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자영업은 지역경제의 실핏줄이자 안전망으로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이들이 번성해야 지역경제도 활기를 띤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줄폐업은 지역경제를 뿌리째 흔들 수 있는 뇌관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가 계속되면 지역경제도 붕괴될 수 있다. 사업을 접고 싶어도 생계 유지나 더 큰 손해를 감내하기 힘들어 빚을 끌어들여 파산을 면하고 있는 이도 급증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어떻게 도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