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아침, 연세가 지긋해 보이는 어르신들이 차를 몰고 춘천시 신북읍 운전면허 시험장에 마련된 고령운전자교육장에 하나 둘 모여들었다.
열명의 교육생들이 모두 도착하자 한국도로교통공단 강원지부는 교육 방법 설명에 이어 본격적인 인지능력 자가진단을 시작했다. 어르신들은 개인마다 제공된 터치스크린 모니터와 헤드폰을 사용해 운전에 필요한 능력과 기능을 점검했다. 낯선 장비로 인해 서툰 모습을 보였던 몇몇 어르신들도 마치 바둑 처럼 서로 훈수를 주고 받더니 어느새 익숙해 진 듯 30여분에 걸친 자가진단을 끝냈다.
65세 이상 운전자는 5년, 75세 이상은 3년마다 고령운전자교육을 받는다. 참가자들은 사전에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인지선별검사를 받은 후 교통표지판 변별능력, 방향표지판 기억능력, 횡방향 동체추적능력, 공간기억능력, 주의탐색능력 5가지 항목으로 나눠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등급을 매겨 어느 항목에 약한지 스스로 점검하는 기회를 얻는다.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자가진단 프로그램은 꽤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 젊은 사람도 1등급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였다. 대부분 어르신들은 3,4등급을 받았고 2등급을 받은 참가자는 모두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최근 고령운전자들의 사고가 이어지며 운전미숙 또는 급발진 여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교육을 마친 어르신들도 본인들이 받은 등급을 보며 안도하기도 하고 결과가 안 좋은 몇몇 어르신들은 혹시라도 면허를 반납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어두운 표정으로 교육장을 나서기도 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강원지부 안전교육부의 박새미나 교수는 “등급이 운전능력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 드리지만 어르신들은 늘 부담을 느끼시는 것 같다”며 “자가진단을 통해 고령운전자들이 현재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안전 운전을 위한 방법을 찾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고 개정된 도로교통법과 안전운전방법들을 교육해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에 참여한 이영대(81)씨는 “교육 장비들이 익숙치 않아 검사가 어려웠고 생각보다 주어진 시간이 짧아 기대했던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 같다.”며 아쉬워 했다.
노인면허 반납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운전능력이 젊은 시절에 비해 떨어졌다고 느껴지진 않고 농사를 짓다보니 트럭과 농기계를 써야 하는 일이 많다.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더 조심하게 운전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3~4년 후 쯤 뒤에는 면허를 반납 할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