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트럼프 피격범은 펜실베이니아 출신 20세 공화당 당원…경호 범위 밖 건물서 8발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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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총격범, 백인 토머스 매슈 크룩스" 실명 공개…반자동 소총 한 정 회수
트럼프 캠프, "총알 날아오는 순간 고개 돌리지 않았다면 머리에 맞았을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벌이던 중 총격을 받아 귀 밑 얼굴에 피가 묻은 채 대피하고 있다. 美펜실베이니아주 AP=연합뉴스

속보=13일(현지시간) 벌어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 사건 용의자가 공화당원으로 확인됐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는 성명에서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20세 토머스 매슈 크룩스가 13일 발생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용의자라고 밝혔다.

FBI 발표 이후 WP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유권자 등록 기록에 따르면 크룩스는 등록된 공화당원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미 일간 뉴욕타임스(NTY)·CNN 등은 FBI가 총격 용의자의 신원을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20세 백인 남성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NYT는 복수의 사법 당국자들을 인용, 총격이 발생한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현장에서 사살된 백인 남성의 시신에서 AR-15 계열 반자동 소총 한 정이 회수됐다고 보도했다.

AR-15 계열 소총은 군용 총기인 M-16을 민수용으로 개량한 것으로 대량살상을 노리는 총기 난사범들이 자주 사용해 악명이 높은 무기다.

미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은 대량살상 혹은 세간의 주목도가 높은 사건에 적용되는 표준절차에 따라 해당 총기의 구매내역 등에 대한 긴급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NYT는 전했다.

미국 ABC 뉴스는 총격범이 트럼프가 연설 중이던 무대에서 200∼300 야드(약 183∼274m) 떨어진 건물 옥상에 걸터앉은 채 최다 8발의 총탄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 총기가게에서 판매되는 AR-15 계열 반자동 소총[AF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해당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를 하던 중 오후 6시15분께 총격을 받아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하는 상처를 입었다.

용의자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됐으나, 유세장을 찾았던 시민 한 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관련 당국은 이번 사건을 암살미수로 규정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FBI는 성명에서 "FBI 요원들이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현장에 있으며 FBI는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비밀경호국과 함께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세가 열린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카운티의 리처드 골딩거 검사는 총격범이 유세장 인근 사무용 건물 옥상에 있었으며 이 건물은 경호 범위 밖이었다고 밝혔다. 유세에 참석하는 이들은 소지품에 무기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보안 검색을 받아야 하지만 총격범은 유세장 밖에 있었던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사법당국은 이번 총격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1년에 총격당한 이래 대통령 후보에 대한 가장 심각한 암살 시도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하던 중 총격이 발생하자 경찰 저격수들이 대응 사격을 하고 있다. 美펜실베이니아주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몇 분 전에 소총을 들고 건물 꼭대기로 기어 올라가는 남성이 목격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유세장 밖에 있던 그레그 스미스씨는 이날 영국 BBC 방송에 트럼프 전 대통령 연설 시작 후 5분쯤 지나서 총을 든 남성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옆에 약 15m 떨어진 건물의 지붕 위로 곰처럼 기어올라가는 남자를 봤다"며 "그는 소총을 들고 있었다. 소총이란 걸 분명히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미스씨는 돌아다니는 경찰들에게 3∼4분 정도 경고하려고 했지만, 경찰은 지붕 경사 때문에 못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건물 꼭대기마다 비밀정보국 요원을 두지 않는 거냐"고 되묻고는 "여기는 넓은 장소가 아니다. 100% 보안 실패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 트럼프가 아직 연설하고 있고, 왜 아직 트럼프를 연단에서 끌어내지 않는 거지'라고 생각하는데, 다음 순간 다섯발의 총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스미스씨는 이후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총격범에게 총을 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기어 올라가서 총으로 겨누고 그가 죽었는지 확인했다. 그는 죽었고, 끝났다"고 말했다.

유세장 안에 있던 다른 목격자 제이슨씨는 BBC에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트럼프를 보호하려고 뛰어 올라가는 걸 봤고, 연단 밑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신속히 몸을 숙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고는 트럼프가 일어나서 공중으로 주먹을 들어 올렸다"며 "피가 좀 묻었고 귀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벌이던 중 총격을 받아 귀 밑 얼굴에 피가 묻은 채 대피하고 있다. 美펜실베이니아주 AP=연합뉴스

한편, 피격으로 총알이 오른쪽 귀 윗부분이 관통되는 부상을 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순간 고개를 돌려 더 큰 화를 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했던 버네사 애셔는 "유세가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의 연단에서 6열 떨어진 곳에 있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청중이 마주한 스크린에 투사된 차트들 쪽으로 두 손으로 제스처를 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미 NBC 방송에 전했다.

애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때(right in the nick of time)에 차트 중 하나를 보기 위해 머리를 돌렸다면서 그렇지 않았더라면 총알이 머리에 맞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머리를 움직이지 않았다면 상태는 훨씬 더 나빠졌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애셔는 처음에는 폭죽이 터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펑 하는 소리가 여섯번 들렸다고 회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쓰러진 것을 보고 나서야 애셔는 유세 참석자들 모두 다칠 수 있는 상황에 처했음을 깨닫고 몸을 낮췄다.

애셔는 함께 유세장에 왔던 남편과 다른 참석자들, 부상자들을 걱정하며 "왜 이런 일이 트럼프 유세장에서 발생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애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괜찮아서 기쁘다면서도 유세장에 왔던 어린이들이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몇 줄 앞에 있던 어린 여자 아이는 겁에 질려 있었다"며 "괜찮으려나. 악몽을 꾸면 어떡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유세장에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이들에 대한 애도를 표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걱정된다"고 전했다.

총격 당시 동영상 등에 따르면 총성이 들린지 약 1분이 지난 시점에 경호 요원들의 부축을 받은 채 일어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동하기 전 "신발 좀 챙기자(Let me get my shoes)"라고 경호원들에게 여러차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부축한 경호원들이 내려가려고 하자 "기다려, 기다려"라고 한 뒤 지지자들 앞에서 주먹을 치켜 들어 보이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벌이던 중 총격을 받아 귀 밑 얼굴에 피가 묻은 채 대피하고 있다. 美펜실베이니아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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