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파리 올림픽이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하계올림픽에 48년 만에 최소 인원(선수 144명)을 출전시킨 대한민국 선수단이 2년 만의 최대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개막 후 여드레째인 3일(현지시간) 현재 금메달 9개, 은메달 7개, 동메달 5개를 획득해 메달 순위 6위를 달리며 순항 중이다.
양궁이 5개 세부 종목 중 이미 끝난 4개 종목을 석권했고, 사격이 금메달 3개를 수확하며 효자 종목으로 돌아왔다.
여기에 펜싱도 금메달 2개를 보태 총·활·검 트리오의 황금 삼두마차를 형성했다.
양궁은 4일 벌어지는 남자 개인전도 우승한다면 4개 세부 종목으로 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전 종목을 제패한다.
남녀 단체전, 남녀 개인전에 혼성 단체전이 2020 도쿄 올림픽부터 정식 세부 종목이 됐다.
양궁과 펜싱이 기대에 걸맞은 성과를 냈다면, 공기권총 10m의 오예진(IBK기업은행), 고교생 특등사수인 공기소총 10m의 반효진(대구체고), 권총 25m의 양지인(한국체대) 젊은 피 삼총사를 앞세운 사격은 한국 선수단 선전 행진의 기폭제 구실을 했다.
내심 금메달 1개 정도를 기대했던 한국 사격은 겁 없는 10대 명사수들의 백발백중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4일부터 이어지는 후반에도 태극전사들의 금메달을 향한 질주는 계속된다.
양궁 마지막 일정인 남자 개인전을 비롯해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안세영(삼성생명), 태권도, 브레이킹, 근대5종이 금메달을 추가할 후보로 꼽힌다.
남자 속사권총에서도 금맥이 터진다면 한국 사격은 그야말로 대박이다.
금메달 1개를 보태면 10개로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13개, 은메달과 동메달 9개씩 딴 2012 런던 올림픽 이래 12년 만에 두 자릿수 금메달을 기록하게 된다. 런던 대회와 파리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단의 공통점은 금메달을 앞장서 캐내는 확실한 종목이 있다는 사실이다.
런던에서도 양궁과 사격이 3개씩을 획득하고, 펜싱과 유도가 2개씩을 보태 10개의 금메달을 합작했다. 여기에 태권도, 체조, 레슬링에서 1개씩 더 탄생했다. 체육회로서는 한국 선수단의 사전 훈련캠프와 급식센터를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에 다시 파리에 세운 보람을 느낄 만하다.
한국 선수단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금메달 9개, 2020년 도쿄 대회에서는 36년 만에 가장 적은 금메달 6개에 머물렀다.
전체 메달 수도 괄목할 만하다.
파리 대회 절반을 치른 4일 현재 우리나라는 21개의 메달을 따내 2020 도쿄 대회 전체 메달 수(금 6개, 은 4개, 동 10개로 20개)를 이미 넘었고, 2016년 리우 대회 전체 메달 수(금 9개, 은 3개, 동 9개로 21개)와 동률을 이뤘다.
여세를 몰아 대회 후반기에도 힘차게 뻗어간다면 런던 대회 금메달과 전체 메달 수(31개)에 버금가는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간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3일 방송된 파리올림픽 중계 프로그램 시청률에서는 MBC가 1위에 올랐다.
닐슨코리아의 전국가구 기준(이하 동일기준)으로 봤을 때 MBC의 '2024 파리올림픽'은 10.1%, SBS 'SBS 파리 2024'는 7.1%, KBS 2TV '여기는 파리'는 5.9%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는 MBC가 중계 경쟁에서 앞서고 있는 모양새지만, 종목별로 따지면 조금씩 차이가 있다.
우선 MBC는 지난 3일 열린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16.5%를, 지난달 29일 열린 남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10.5%를, 28일 열린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8.3%를 기록하며 타 방송사들을 제쳤다.
스포츠 중계에 잔뼈가 굵은 김성주 캐스터와 2016 리우올림픽 2관왕 장혜진 해설위원이 중계를 맡고 있다.
조준호와 조준현 형제를 해설위원으로 내세운 유도 종목에서도 MBC가 중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일 남자 최중량급에 출전한 김민종이 은메달을 획득한 결승에서 MBC는 시청률 6.8%를 기록했고, 여자 최중량급에 출전한 김하윤이 동메달을 획득한 동메달결정전에서도 시청률 7.7%로 1위에 올랐다.

KBS는 사격 종목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3일 생중계된 사격 여자 권총 25m 양지인의 금메달 획득 결승 경기는 KBS가 시청률 6.91%를 기록하며 지상파 3사 중 선두를 달렸다.
지난달 28일 오예진, 김예지가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한국 최초로 금, 은메달을 거머쥔 사격 여자 공기권총 10m 결승전에서도 KBS는 시청률 6.4%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전 사격 국가 대표 이대명 해설위원과 이광용 캐스터, 그리고 특별 해설위원으로 나선 코미디언 김민경이 중계를 맡았다. 김민경은 2022년 국제실용사격연맹(IPSC)이 주관하는 사격 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바 있다.
SBS는 탁구와 배드민턴 등의 종목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탁구 종목에서는 15년 전 SBS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 신유빈 선수와 인연을 맺었던 '탁구 전설' 현정화가 중계를 맡았다.
SBS는 지난 1일 신유빈이 일본을 꺾고 한국 탁구 단식 20년 만에 4강에 진출한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시청률 8.1%를, 지난 3일 탁구 여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시청률 8.8%로 중계 1위를 차지했다.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 선수는 배드민턴 해설위원으로 나서 중계의 완성도를 높였다. 안세영이 준결승에 진출한 배드민턴 여자 단신 8강전에서 SBS는 5.5%로 타 방송사들을 앞섰다.

금메달 2개를 따낸 펜싱 종목 중계 경쟁에서는 지상파 3사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MBC에서는 정병문 캐스터, 고낙춘 해설위원이, SBS에서는 정우영 캐스터와 '펜싱 여제' 김지연 해설위원이 중계를 맡았다.
MBC는 지난달 31일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준결승에서 7.3%로 1위를, SBS는 지난달 28일 새벽 오상욱이 한국 남자 사브르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개인전 결승에서 1.2%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최세빈이 세계랭킹 1위이자 금메달 후보이던 에무라 미사키(일본)를 잡고 4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한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16강에서는 KBS가 8.5%로 중계 1위를 기록했다.
KBS에서는 최승돈 캐스터와 최근까지 현역으로 활동했던 '펜싱 어펜져스' 김준호, 김정환이 함께 해설위원으로 호흡을 맞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