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쌀값 폭락에 반발하고 있는 농민들(본보 지난달 27일자 4면 보도)이 수확을 앞둔 벼를 갈아 엎고 거리로 나섰다.
전농강원도연맹은 4일 오전 11시 도청 앞에서 '쌀값 보장 강원농민대표자대회'를 열고 정부에 쌀 수입 중단과 쌀 가격 보장을 위한 시장격리를 주장했다.
철원에서 농사를 짓는 박모(59)씨는 "물가는 올랐는데 쌀을 팔지 못해서 농민들은 빚쟁이가 됐다"며 "수확기가 됐지만 쌀을 팔지도 못하고 쌓아둬야 할 판"이라고 강조했다. 양구에서 농사를 짓는 이모(58)씨도 "날이 갈수록 빚만 늘고 있다"며 "쌀 농사를 포기하는 쌀농민들이 잇따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농민들은 결의문을 통해 "정부는 수년간 쌀이 남는 이유를 소비량 감소와 과잉생산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5년간 평균 쌀 자급률은 94.3%에 불과하다"며 "쌀값폭락의 진짜 원인은 국내 생산량과 관계없이 매년 들어오는 40만8,700톤의 수입쌀"이라고 강조했다.
농민들은 이날 수입쌀 개방에 항의하며 쌀을 강원특별자치도청 앞에 쌓는 '적재' 퍼포먼스를 시도, 이를 막으려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으며 일부 농민은 트럭에서 쌀가마니를 터뜨려 바닥에 뿌리기도 했다.
이에앞서 철원지역 농민들은 지난달 20일부터 열흘간 릴레이 단식 투쟁을 진행했고, 지난달 30일에는 논갈아엎기 투쟁을 벌이며 항의에 나서기도 했다.
전농도연맹은 "쌀값폭락 방지를 위해 20만톤을 시장 격리해 달라"며 "지방정부 차원에서 현장 농민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해 쌀값 폭락 사태에 대한 강원도 차원의 대책마련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쌀값은 20㎏당 4만4,157원으로 지난해 8월 25일 기준 4만9,245원 보다 5,088원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