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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코리아둘레길’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대한민국 동해안과 남해안, 서해안, 접경지역을 잇는 ‘코리아둘레길’ 전 구간이 완성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3일 동해안 최북단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한반도 가장자리를 중단 없이 연결하는 4,500㎞ 초장거리 걷기 여행길 ‘코리아둘레길’ 개통식을 개최했다. ▼동해안 최북단 고성 통일전망대. 차가운 해풍이 얼굴을 스치고, 그 안에 담긴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곳이다. 그 자체로 역사의 흔적이자 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진 장소다. 코리아둘레길은 도보 여행만을 위한 길이 아니다. 동해의 해파랑길에서부터 남해의 남파랑길, 서해의 서해랑길, 그리고 이제 DMZ 평화의 길까지. 각각의 길은 대한민국의 자연, 역사, 문화가 켜켜이 스며들어 있는 공간이다. ▼그 길을 걷다 보면 파도 소리와 함께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모래사장의 촉감,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역사의 아픔과 희망이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무겁게 하기도 한다. 이 길은 2009년에 조성되기 시작해 2024년 마침내 전 구간이 개통됐다. 해파랑길이 처음 열렸을 때부터 많은 이는 대한민국의 경계를 따라 걷는 꿈을 꿔 왔다. 그 꿈은 현실이 됐다.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제진검문소까지 이어지는 길은 한반도의 남과 북을 연결하는 평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코리아둘레길의 개통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이 길이 앞으로 더욱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기를 기대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이 이 길을 통해 한반도의 자연과 문화를 체험했으면 좋겠다. 한반도의 경계를 따라 걷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새로운 도전이자 모험 아닌가. 이 길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땅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꿈을 발견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코리아둘레길이 이제 우리 모두의 길이자, 전 세계인의 길로 자리 잡을 준비를 마쳤다. 이 길을 걸으며 이해를 따지기보다는 배려를, 각자의 길보다는 우리의 길을, 헤어짐보다는 만남을 먼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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