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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강원경제에도 양민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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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규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340만 파운드!” 강원FC의 양민혁 선수가 올해 소속 팀을 K리그 최정상으로 이끌고,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구단 토트넘으로 이적하며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강원FC가 우승을 노릴 만한 강팀으로 올라선 데는 입단 1년도 안 된 양민혁 선수의 다양한 경험과 탄탄한 기초실력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강원FC의 승승장구와 비교하여 강원지역 경제는 어려움이 많다. 최근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경기를 지탱하고 있지만 제조업 비중이 낮은 강원지역은 건설업 경기 악화에 국내 민간소비마저 부진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강원지역 제조업의 상당 부분은 시멘트와 음식료품 제조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산업은 내수 경기에 주로 좌우되는 특성이 있어 강원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강원FC의 양민혁 선수와 같은 ‘성장하는 주력 제조업’의 육성이 절실해 보인다.

강원지역 경제활동의 흐름은 실물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금융을 통해서도 파악해 볼 수 있는데, 금년 상반기 예금은행 여신과 수신의 흐름을 점검한 결과 몇 가지 특징이 드러났다.

우선 제조업의 중요성이다. 강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은 음식료품 제조이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동 산업이 부진하면서 해당 업종의 중요도가 큰 지역들에서는 기업대출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성장세가 높은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는 원주(의료기기), 동해(전기장비), 춘천(바이오) 등은 투자 확대로 기업대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는 주택가격 변동에 따르는 리스크다. 가계대출은 주택가격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상반기 중 강릉의 주택시장에 초과공급이 심화하며 지난해까지 꾸준히 증가해 오던 강릉의 가계대출이 올해 감소로 전환했다. 코로나 시기 영동지역에서는 해안가 인근을 중심으로 생활형 숙박시설 등의 투자 붐이 일었는데, 최근에는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공급과잉으로 주택시장이 부진한 모습이다.

한편 강원지역의 예대율은 코로나 이후 꾸준히 하락했는데, 이는 여신의 점진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수신이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원주의 수신이 큰 폭으로 늘면서 강원지역의 예대율을 크게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 원주에 소재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장기화하며 자금소요가 크게 늘어날 것을 고려하여 요구불예금 위주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수시입출이 가능한 요구불예금의 특성상 은행이 대출재원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워 이를 예금에 포함하여 예대율을 계산하면 비율이 낮아지게 되므로 해석에 주의가 요구된다.

프로스포츠에서 스타 플레이어의 존재는 팀 성적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팬들을 모으고 리그 전체를 흥행시키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다. 이러한 파급효과를 일으키는 뛰어난 선수를 육성하는 것처럼, 강원경제의 안정적 성장과 부흥을 위해 제조업 생산기반을 꾸준히 늘려나가는 정책은 시기를 불문하고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를 실현하는 데 있어 강원지역 금융이 든든한 지원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강원지역 예금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고 역내에서 모두 대출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 지역 내에 성장하는 기업이 많이 늘어나 주력 제조업을 갖추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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