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한옥 대가의 기록물’ 빛도 못 보고 폐교에 보관만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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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지역 폐교 현주소와 대안/ (하·完)
구만분교 한옥 대가 故 신영훈 선생 자료 보관
‘교육용’ 10년 특약 등기에 묶여 박물관 못열어
“민간 주도 활용도 높이기 위해 규제 완화 필요”

◇홍천군 북방면 구만리의 화계초 구만분교. 신지용 ㈜한옥과문화 대표가 박물관, 카페 등을 위해 가꾼 공간이지만 ‘교육용 시설’ 규제에 묶여 지난 10년간 추진하지 못했다. 사진=신하림기자

【홍천】폐교 규제에 발목 잡혀 활용도가 떨어지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폐교를 매입한 민간 사업자가 공공성과 사업성을 갖춘 활용 계획이 있어도 펼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14일 홍천군 북방면 구만리의 화계초 구만분교 실내는 한옥의 문창살로 잘 꾸며져 있었다. 신지용(60) ㈜한옥과문화 대표가 2014년 매입해 가꾼 공간이다. 이 곳에는 전통 건축 분야 사료로 가치가 높은 기록물이 빛을 보지 못하고 보관만 돼 있다. 신 대표의 부친이자, 한옥과 문화재 보수의 대가인 고(故) 신영훈 선생이 숭례문 등 문화재 보수 공사를 하며 남긴 기록물이다.

신 대표는 이를 전시하는 한옥 문화 박물관과 방문객이 이용할 카페 등을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10년간 추진하지 못했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근거해 ‘10년간 매입 목적(교육용 시설)대로만 활용한다’는 특약 등기가 체결됐기 때문이다. 이 규제에 발목 잡혀 목수 양성 교육을 하는 교육장으로만 폐교를 활용했다. 신 대표는 “올해 10년 규제는 풀렸지만, 지난 시간은 아까울 뿐”이라며 “민간 주도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이 늘면서 창업 공간으로써 폐교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북방면 성동리의 화계초 성동분교는 지상파 방송국 PD출신인 배성호(63)씨가 임대해 드론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배 씨는 “폐교는 넓은 비행 공간과 교실이 있어 교육장으로 적합했다”며 “군인, 농업인 등 드론 교육 수강생들이 마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낡은 건물에 대한 수리비 부담은 크다. 폐교를 활용 중인 민간 사업자들은 “폐교 활용 지원사업이 있다면 역량 있는 민간 사업자들이 더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심 강원연구원 연구위원은 “폐교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규제 완화와 활용 우수 사례 연구·보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국 PD출신인 배성호(63)씨가 임대해 드론 교육장으로 활용 중인 홍천 북방면 화계초 성동분교. 사진=신하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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