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고,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커지고,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이 담긴 통화 녹취가 공개된 상황에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맞는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140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김 여사와 명태균씨와의 의혹에 대한 질문이 잇따랐다.
■ 특검법 거부=윤 대통령은 김 여사에 대해 “국민들한테 걱정을 끼쳐드린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면서도 “저를 타깃으로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서 악마화시켰다”고 해명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과한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사과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말하기에는 지금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대외 활동에는 “결국 국민들이 좋아하시면 하고, 싫다고 하면 안 해야 한다”고 말했고, 야당이 요구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는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특검을 하니마니를 결정하고 사실상의 특검을 임명해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 명태균 의혹 해명=공천 의혹의 핵심인물인 명씨와의 통화가 공개된 것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대선에 당선된 이후에 축하한다는 연락이 왔다. 좋은 일로 전화했는데 고맙다는 말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며 “본인도 섭섭하겠다 싶어서 전화를 받아줬을 뿐”이라고 했다. 또 “여론조사를 해 달라는 얘기를 한 적은 없다”며 “당에서 진행하는 공천을 가지고 제가 왈가왈부할 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 인적쇄신 의지=윤 대통령은 인적 쇄신 의지를 밝히면서 개각과 대통령실 개편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 벌써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국민담화를 두고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여러 논란과 의혹에 대해 진솔한 태도로 설명을 주셨다”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국민께서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