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특집] 도 예산 年 3천만원뿐 … 대통령 기념관 공감대 확보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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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강원 인물’ 최규하
<5> 선양사업 지지부진

우리나라의 대통령을 배출한 각 지역들은 고향 출신 대통령을 기념하는 여러 사업을 추진해 대통령 출신지로 기억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고장의 자긍심을 높이는 수단인 동시에 한결같이 ‘화합’의 정신을 세우는 동력으로 삼고자 한 것이다. 지역 출신 대통령 선양사업은 역사적 평가에만 국한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띄었다.

유일한 강원특별자치도 출신인 최규하 대통령을 기리는 선양사업이 원주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타 자치단체에 비해 상당히 열악한 실정이다. 또 확장성을 갖지 못한 채 민간에서 발족한 기념사업회 의존도가 상당히 컸다. 최규하대통령기념사업회는 한정된 예산으로 사업의 확장에는 한계가 분명했고, 기부금 규모도 타 지역에 비해 열악했다. 말 그대로 한정된 재원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원자치도 대통령 선양사업의 현주소와 발전방향을 살펴본다,

◇원주시역사박물관 1층 최규하 대통령 기념공간인 ‘현석실''에 최 대통령이 타던 차와 애장품, 관련 사료 등이 전시돼 있다(맨 위 사진부터 시계 방향). 원주초교 현석관에 마련된 대통령실은 원주초교의 전신인 원주보통학교 20회 졸업생인 최규하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최규하 대통령의 생애 장면들로 왼쪽부터 학창시절 모습, 외교관 시절, 대통령 재임, 퇴임 후 생활을 보여준다. 원주초교 20회 졸업생인 최 대통령의 호 ‘현석''을 따서 지은 현석관 개관식이 2010년 원주초교에서 열렸다.

◇원주시역사박물관 1층 최규하 대통령 기념공간인 ‘현석실''에 최 대통령이 타던 차와 애장품, 관련 사료 등이 전시돼 있다(맨 위 사진부터 시계 방향). 원주초교 현석관에 마련된 대통령실은 원주초교의 전신인 원주보통학교 20회 졸업생인 최규하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최규하 대통령의 생애 장면들로 왼쪽부터 학창시절 모습, 외교관 시절, 대통령 재임, 퇴임 후 생활을 보여준다. 원주초교 20회 졸업생인 최 대통령의 호 ‘현석''을 따서 지은 현석관 개관식이 2010년 원주초교에서 열렸다.
◇원주시역사박물관 1층 최규하 대통령 기념공간인 ‘현석실''에 최 대통령이 타던 차와 애장품, 관련 사료 등이 전시돼 있다(맨 위 사진부터 시계 방향). 원주초교 현석관에 마련된 대통령실은 원주초교의 전신인 원주보통학교 20회 졸업생인 최규하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최규하 대통령의 생애 장면들로 왼쪽부터 학창시절 모습, 외교관 시절, 대통령 재임, 퇴임 후 생활을 보여준다. 원주초교 20회 졸업생인 최 대통령의 호 ‘현석''을 따서 지은 현석관 개관식이 2010년 원주초교에서 열렸다.
◇원주시역사박물관 1층 최규하 대통령 기념공간인 ‘현석실''에 최 대통령이 타던 차와 애장품, 관련 사료 등이 전시돼 있다(맨 위 사진부터 시계 방향). 원주초교 현석관에 마련된 대통령실은 원주초교의 전신인 원주보통학교 20회 졸업생인 최규하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최규하 대통령의 생애 장면들로 왼쪽부터 학창시절 모습, 외교관 시절, 대통령 재임, 퇴임 후 생활을 보여준다. 원주초교 20회 졸업생인 최 대통령의 호 ‘현석''을 따서 지은 현석관 개관식이 2010년 원주초교에서 열렸다.

■확장하지 못하고 행사 위주 사업으로 근근이 버텨=최규하 대통령은 1994년 생가 터를 원주시에 기증했다. 그곳에는 생가를 허물고 역사박물관이 건립됐다.

박물관 옆에 최 대통령 생가를 복원했지만, 원래 초가집은 관리의 편의성을 위해 기와집으로 바꾸는 등 상당 부분 달라진 모습이다.

원주시에서 최 대통령의 흔적을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박물관 1층에 마련된 최 대통령 기억공간인 ‘현석실’이 그나마 당초 목적에 부합한 모습이었다. 그가 다닌 원주초교에는 ‘현석관’이 마련돼 있을 정도였다. 다만 원주초교에 조성된 현석관은 최 대통령 선양사업의 좋은 사례로 꼽힌다.

최 대통령의 모교인 원주초교(옛 원주보통학교) 교내에 세워진 현석관은 27억원을 들여 2010년 12월2일 개관했다. 1층은 각종 사료가 전시돼 있는 대통령실과 시청각실, 어학체험실로 활용되며, 2층은 강당을 겸하는 체육관으로 쓰고 있다.

원주초교 학생들이 최 대통령의 업적을 통해 자연스레 어학교육을 받으며 외교관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최 대통령 선양사업 일환으로 펼쳐지는 사업은 행사 위주로 진행되며,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학술연구 등은 미진하다. 선양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연간 도 예산 3,0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정식 예산으로 수립되기보다는 해마다 도의원 협력사업 명목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하는 정도다.

원주시가 추도식과 명사 초청 강연회 개최, 서울 서교동 대통령 가옥 방문, 홍보 리플릿 발행 등의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대부분 행사성 소모 예산으로, 역사적 가치와 학문적 기초를 닦는 예산 수립은 요원하기만 하다.

역사박물관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기념사업회 사무실은 여전히 월세살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나둘 사라진 대통령 기록물=대통령 관련 기록물은 세월이 지나면서 하나둘 사라져갔다. 강원도에서 열린 첫 전국체육대회를 기념하며 최규하 전 대통령이 심은 주목나무는 현재 행방이 묘연하다.

최 대통령은 1980년 6월10일 춘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9회 전국소년체전 개막식에 참석한 후 주경기장 앞 화단에 대형 주목나무 한 그루를 심었는데 이 나무가 사라진 것이다.

당시 강원일보 1면 보도에는 최 대통령이 나무를 심는 장면의 사진이 함께 게재되면서 그 사실을 명백히 증명했다.

세월이 지나면서 춘천종합운동장은 2009년 철거됐고 택지로 탈바꿈했다. 최 대통령이 심은 주목의 행방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대통령 기록물 관리의 부실을 드러낸 우리의 자화상이다.

박순조 (재)최규하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강원 출신 최규하 대통령을 우상화하자는 취지가 아니다. 다만 그가 거쳤던 공간과 기념물을 통해 그를 기억하고 배움의 공간으로 삼자는 것”이라며 “이제부터라도 도 출신 유일의 대통령 관련 기념물에 대한 목록화와 관리주체를 명확히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공감대 확보 부족=최 대통령이 봉산동에 있는 옛집 터를 원주시에 박물관 부지로 희사할 당시 도에서는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위한 예산을 수립했다. 원주시가 옛집 터 주변 토지를 구입해 박물관 및 전통한옥 복원사업을 추진할 방침이었지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계획은 결국 여론의 반발로 좌초됐다. 원주 역사를 테마로 하는 박물관으로 건립됐고, 생가 터에는 최 대통령이 살았던 옛집과 비슷한 평면 구조로 다시 지어졌다.

전국적으로 대통령 생가가 있는 지자체에서 대통령 기념관을 건립한 곳은 박정희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시와 김대중 대통령 고향인 전남 목포시, 김영삼 대통령을 배출한 경남 거제시 등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 경북 봉화군에는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으로 노 대통령의 행적을 기념하고 있다.

여전히 엇갈린 역사적 평가로 인해 원주를 비롯해 대통령을 배출한 타 지자체에서도 쉽사리 성사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다만 원주시의 경우 시립박물관을 태장동 옛 미군기지 ‘캠프롱’에 조성 중인 시문화체육공원 내로 이전 신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경우 기존 봉산동 역사박물관을 최규하 기념관으로 재조성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박물관 건립 이전에 제기됐던 대통령 기념관 건립 찬반 논쟁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있어서 충분한 사회적 합의 과정은 필요한 절차다.

대통령 기념관의 성격은 최 대통령의 업적을 기념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시 군사정권에 의해 암울했던 시대상을 반영한 ‘다크 투어리즘’ 대표공간으로 삼을 수 있다. 최 대통령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중 그의 외무장관과 대통령의 업적을 명확히 전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인간 됨됨이와 함께 시대의 아픔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박순조 (재)최규하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최규하대통령기념사업회는 최 대통령의 인간성과 나라사랑 정신을 후세에 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모여 만들어지게 됐다”며 “기념관 건립은 기념사업회의 가장 부족한 영역인 자료 수집과 기념사업의 규모화, 연구 등 역할을 맡게 된다. 적극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강원특별자치도 지역언론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아 취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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