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 8개 전 구간이 착공에 들어가면서 철도 혁명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2027년에 개통된다. 그중 춘천 1공구 공사는 동서고속철도 전 구간 중 가장 어려운 구간으로 평가된다. 지하 62m 깊이에 직경 18m의 초대형 환기구, 길이 995m의 하저터널 등은 국내에서도 유례없는 공법이 동원되고 있다. 특히 의암호 하저터널 공사는 난도가 높은 만큼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강원특별자치도(이하 강원도)는 철저한 공정 관리와 함께 근로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공사 운영 방침을 유지해야 한다. 비상 대피 시설과 재난 대응 체계를 충분히 마련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동서고속철도는 1987년 처음 구상이 시작된 이후 40년의 오랜 논의와 준비 끝에 결실을 보게 된 사업이다.
춘천에서 속초까지 기존 도로 기준으로 약 2시간 이상 소요되던 시간이 39분으로 줄어든다. 서울 용산에서 속초까지는 99분 만에 연결된다. 이러한 시간 단축은 단순한 이동 속도의 향상이 아니라 지역 간 경제·문화적 교류를 대폭 확대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강원도는 과거부터 수도권에 비해 경제적 불균형과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발전 속도가 더뎠다. 그러나 동서고속철도는 수도권과 강원도의 경계를 허물고, 강원도를 수도권 경제권에 실질적으로 편입시키는 계기가 된다. 특히 관광 의존도가 높은 강원도의 경우 동서고속철도를 통해 연중 다양한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기대할 수 있다. 지금부터 개통 이후를 빈틈없이 준비해야 한다. 철도가 관광에만 국한되지 않고 지역 경제 전반을 활성화하는 도구로 작용하려면 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춘천, 화천, 양구 등 내륙 지역은 전통적으로 농업과 임업 위주의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지역에 철도를 주축으로 한 물류 허브를 구축하고, 스마트 농업과 관광산업을 결합한 6차 산업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철도가 주민들의 삶의 질을 올리는 역할을 하자면 생활권 중심의 도시계획이 이뤄져야 한다. 동서고속철도역 주변 지역은 향후 인구 증가와 도시화의 핵심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개발과 주거 인프라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교통 중심지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환경 친화적인 도시 설계를 통해 난개발을 방지해야 한다.
공공주택과 문화시설, 공원 등을 적절히 배치해 거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철도 건설과 개통 이후의 운영은 지방자치단체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앙정부의 재정적,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 강원도는 동서고속철도가 한 지역의 인프라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경제와 교통망에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앙정부의 지속적 관심을 유도해 나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