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도대체 왜?··· 목적 달성 못한 돌발 '비상계엄' 커지는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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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6시간 만에 끝난 '계엄 미스터리'
대통령실 4일 별도 메시지 없이 긴장감만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출입문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시간만에 무위로 돌아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해제' 후에도 숱한 의문을 남겼다. 특히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겠다"는 계엄 선포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한 채 역풍을 맞을 처지에 놓이자 갑작스럽게 비상 계엄을 선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우선 윤 대통령이 평소 강조했던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겠다는 확신이 과잉되면서 오판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야당의 잇따른 탄핵과 예산 편성권 침해로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도 주요 국정 과제가 제자리를 맴돌자 무리수를 뒀다는 것이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담화에는 국회를 상대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됐다", "패악질을 일삼은 만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 등 격정적인 표현이 담겼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실제 계엄을 성사하려는 목적을 세웠다기보다는 야당의 예산 처리와 탄핵을 과도한 정치적 공세로 몰아 부당성을 알리려 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국회에서 절대적인 의석 열세를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종의 충격 요법을 통해 여론전을 벌였다는 얘기다. .

다만 그러기에는 이번 사태 전개 과정이 너무 허술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야당이 비상계엄을 준비 중이라는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대통령실은 국회 과반 의결이면 바로 해제되는만큼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대응해왔다. 실제로 국회는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본회의를 열어 해제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곧바로 계엄 무효를 선언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극소수의 참모와만 계획을 공유하면서 계엄 사태가 가져올 거센 후폭풍을 고려하지 못한 채 허점을 노출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야당에서는 이번 작전 실행에 일부 핵심 군부대가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충암고 라인' 배후설을 제기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4일 오전 실장·수석비서관 등 고위 참모진의 일괄 사퇴 표명을 공지한 후 아무런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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