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기습 선포했다. 1979년 10월27일 10·26 사태 이후 45년 만이며 대한민국 헌정사상 17번째 계엄령 선포 사례다. ▼헌정사 첫 계엄령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2개월 뒤인 1948년 10월25일 여수·순천 사태로 이승만 대통령이 전라남도 지역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다. 여수·순천 사태는 다음 달 제주도로 확대돼 제주 4·3 사건이라는 역사적 비극으로 이어졌다. 이를 포함해 이승만 대통령은 6·25전쟁과 1960년 3·15 부정선거에 따른 4·19 혁명 때까지 모두 10차례 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계엄령 발동은 박정희 대통령 때 집중됐다. 1961년 5·16 군사정변 때 11번째 계엄령이 선포됐으며 1964년 6·3 항쟁, 1972년 10월 유신헌법 선포, 1979년 10월18일 부마항쟁에 따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0·26 사태로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고 전두환이 정권을 잡기 위해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키며 15번째 계엄령을 선포했으며 이어 1980년 5·17 비상계엄 확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촉발시켜 대한민국 현대사에 큰 상처로 남게 됐다. ▼44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무장군인들이 국회를 장악하려 한다는 소식에 국회의원과 시민들은 국회로 모여 계엄 저지에 나섰고 4일 새벽 국회에서 본회의가 열려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비상계엄은 해제됐다. 선포한 지 2시간48분 만의 일이다. ▼이 사이 계엄령이 선포됐다는 소식이 주요 외신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면서 뉴욕 증시에 상장된 MSCI KOREA INDEX를 추종하는 ETF는(EWY) 장중 6%대의 하락률을 보였고 원화 환율의 경우 야간 거래 시장에서 한때 1,440원을 돌파하는 등 혼란이 가중됐다. 서민들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최악의 경제상황 속에서 국회 앞에 등장한 계엄군과 군용차량, 그리고 시위대의 모습까지 대한민국의 불안한 모습이 전 세계에 실시간 보도되며 BUY 코리아가 아니라 BYE 코리아가 될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