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꽁꽁 얼어붙는 지역경제, 연말 특수부터 살려야

지역경제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올해 도내에서는 160개 건설업체가 폐업,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1일까지 도내 폐업 신고한 종합·전문건설업체는 총 160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5곳보다 25곳이 증가했다. 이는 2015년 198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원자재 값·인건비 상승에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발주물량 감소, 고금리까지 겹치자 사업을 포기한 업체가 더 늘어난 것이다. 도내 부동산 매수 심리도 악화되고 있다. 올 12월 1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파악한 결과 도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0.01% 감소한 103.40으로 집계됐다. 도내 아파트 매매가는 10월 첫째 주부터 9주 연속 하락세다. 전세가격지수 역시 1주일 새 0.02% 떨어졌다. 특히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3개월 만에 100대 아래로 내려갔다.

연중 가장 큰 대목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지만 식품·유통업계도 걱정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최근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인해 올해 크리스마스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불안으로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유사한 경제 피해가 재발될까 우려된다. 2016년 8~10월 당시 강원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6~108선이었지만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11월 98.4로 급락했다. 이어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등으로 2016년 12월 98.9, 2017년 1월 95.8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다. 100 밑으로 떨어지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큰 만큼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가능성이 갈수록 낮아질 수 있다. 소비의 감소는 기업의 생산과 투자를 위축시키고 경제성장률을 떨어트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대로라면 지역경제의 추락이 가속화돼 손을 쓸 방도마저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 침체된 지역경제에 소비 진작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하지만 지금 정치권은 온통 대통령 탄핵에만 정신이 팔려 서민들의 생활고는 안중에도 없다. 정부와 지자체만이라도 중심을 잡고 서민가계의 소비 여력을 확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소비심리를 되살리면서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보전해 주는 세심한 정책을 내놓아 지역경제에 온기를 불어넣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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