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대구시장이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여파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까지 가결된 사태에 대해 "박근혜 탄핵 때 난파선 레밍(나그네쥐)들을 방치하는 바람에 또다시 이런 참사가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속히 당 정비부터 하자"면서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후안무치하게 제명해 달라는 비례대표 의원들은 당론 위배 해당행위로 당원권 3년 정지하자"라면서 "지역구 의원들 중 탄핵 찬성 전도사들은 당원권 정지 2년 정도는 해야 당의 기강이 잡히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징계는)신속할수록 좋다. 그것(당론 위배 해당행위)은 소신이 아니라 민주당 2중대 행각에 불과했다는 걸 알려주어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홍 시장의 이같은 반응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가진 직후 나와 주목된다.

지난 15일에도 홍 시장은 "동귀어진(同歸於盡 - 함께 죽을 생각으로 상대에게 덤벼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나? 소원대로 탄핵 소추 되었으니 그만 사라지라. 계속 버티면 추함만 더할 뿐 끌려 나가게 될 것"이라면서 "레밍들도 데리고 나가라. 이 당에 있어본들 민주당 세작에 불과하다"면서 한 대표와 당내 친한동훈계 의원들을 직격한 바 있다.
한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온 홍 시장이 탄핵 정국을 계기로 한 대표와 친한계를 배제하고 여당의 대선 잠룡인 자신이 향후 당 내부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 사퇴로 최고위원회가 붕괴돼 더 이상 당 대표로서 정상적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면서도 "계엄이 잘못이라고 해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폭주, 범죄 혐의가 정당화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 대표 재판의 타이머는 멈추지 않고 가고 있으며 얼마 안 남았다"며 야권에 대한 견제의 끈을 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