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종합]무안공항서 181명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망 179명·구조 2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무안공항 추락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 승객 175명·승무원 6명 탑승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에서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추락해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에서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추락해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에서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추락해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179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항공기 기체는 활주로 외벽을 충돌하면서 반파됐고, 불길에 휩싸였다.

사고가 난 기종은 B737-800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175명은 한국인이 173명, 나머지 2명은 태국인인 것으로 잠정 분류됐다.

항공기 기체는 꼬리 칸을 제외하면 형체가 남지 않을 정도로 불에 탔다.

소방 당국은 오전 9시 46분쯤 초기 진화를 마쳤고, 오전 11시 10분 부상자 2명을 잇달아 구조했다.

부상자 2명은 모두 승무원으로 각각 목포한국병원과 목포중앙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현재까지 수습된 희생자들은 현재 무안공항 내 설치된 임시 영안실에 임시로 안치됐다.

이날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2216편은 오전 1시 30분께 방콕에서 출발해, 오전 8시 30분께 무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예정했던 도착 시간에 무안공항 활주로에 착륙하지 못한 여객기는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항공 당국은 인명 구조 및 사상자 확인 작업과 함께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29일 오전 9시 7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을 충돌했다.사고가 난 항공기는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으로 입국하던 제주항공 7C 2216편으로, 승객과 승무원 등 181명을 태우고 있었다.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하는 모습.

항공안전 총괄하는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무안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항공기는 전소됐다"며 "탑승객은 총 181명으로 태국인 국적 2명을 포함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무안국제공항은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에 착륙 직전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주의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여객기는 조류 충돌 경고로부터 1분 후에 조난신호인 '메이데이' 선언을 했고, 이후 급하게 고도를 높였다가 다시 착륙을 시도한 뒤 약 4분 만에 활주로 외벽과 충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브리핑을 맡은 주종완 항공정책실장과 유경수 항공안전정책관 등에 따르면 무안공항 관제탑은 이날 오전 8시 54분께 사고 여객기의 착륙을 허가했다.

사고 여객기는 1차로 착륙을 위해 활주로에 접근하던 중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활동(충돌) 경고'를 받았다. 이는 대개 규모가 큰 새떼나 덩치가 큰 새가 항공기 근처에서 포착됐을 때 내려진다.

이후 사고 여객기 기장은 기체에 이상을 포착하고 8시 59분께 메이데이를 선언했다. 국토부는 앞선 브리핑에서 기장이 메이데이 신호를 보낸 시간을 8시 58분이라고 밝혔다가 1분 늦춰 정정했다.

[그래픽]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상황 재구성

사고 여객기는 오전 9시께에는 당초 착륙하려던 활주로 방향(01활주로)의 반대쪽에서 진입하는 19활주로를 통해 착륙을 시도했다. 이어 3분 후인 9시 3분께 랜딩기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착륙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관제탑에서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착륙 허가를 줬고, 조종사가 이를 받아들이고 다시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지나서 외벽에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사고 여객기는 새와 충돌하면서 엔진에 이상이 생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토부는 "통상적으로 엔진 이상이 랜딩기어 고장과 연동되는 경우는 없다"며 "랜딩기어가 고장나도 착륙 시에는 자동으로 펴지거나, 수동으로 랜딩기어를 조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안공항 활주로가 짧은 탓에 충돌사고가 났을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선 "활주로 길이는 2,800m로, 이전에도 유사한 크기의 항공기가 계속 운행해왔다"며 "활주로 길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랜딩기어 오작동 등 여러 문제가 나오는데 조사를 명확히 해봐야 원인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 뒤 공항 벽면에 충돌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국토교통부는 이날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관제탑에서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에 '조류 충돌' 주의"를 전달했다"라며, "해당 항공기 조종사가 메이데이(긴급상황)를 선언한 뒤 대략 2분 후 사고"가 났다고 발표했다.사진은 사고 항공기가 착륙 전 무안 공항 접근 당시 오른쪽 엔진에서 이상 화염이 나오고 있는 모습. 2024.12.29[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주 실장은 "현재는 수습이 최우선"이라며 "희생자분들, 기체 내에 계신 분들을 수습하는 중으로, 수습이 되면 블랙박스 등을 수거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기의 2가지 블랙박스 가운데 비행기록장치의 수거를 마쳤다고 밝혔다. 나머지 음성기록장치는 추가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세부적인 사고 전후 상황과 원인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사고 여객기에서 극적으로 생존한 승무원 이모(33)씨는 병원으로 후송된 뒤 "어디가 아프냐"는 의사의 질문에 "어떻게 된 일인가요?"라고 말했다.

목포 한국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이씨는 자신의 상태를 전하기보다 사고 당시 상황을 순간 잊은 듯 오히려 먼저 되물었다고 진료했던 의사는 전했다.

이씨는 이어 "내가 여기에 왜 오게 된 것이냐"고도 물었다고 한다.

자신은 도착을 앞두고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고 비행기가 다 착륙한 것 같았는데, 이후는 기억이 없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사실상 패닉에 가까운 상황일 텐데 여객기나 승객의 안전을 걱정해서 그런 말부터 나온 것이 아니었겠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객기 후미 쪽에서 승객 서비스를 맡았던 이씨는 왼쪽 어깨 골절과 머리 등을 다쳤으나 의식이 뚜렷한 상황이다.

맥박은 정상이며 보행도 가능하다고 병원 측은 진단했다.

이씨는 가족의 요청에 따라 이날 서울 지역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함께 구조된 20대 여성 승무원 구모씨는 "비행기 한쪽 엔진에서 연기가 난 뒤 폭발했다"는 말을 했다고 소방본부 측은 전했다.

구씨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승무원 모두 후미 비상구 부분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충돌 과정에서 후미 꼬리 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생명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에서 구조된 승무원이 소방대원들에 의해 목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4.12.29 사진=연합뉴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강원의 역사展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