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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소상공인 3명 중 1명 대출 증가, 대책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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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 800명을 대상으로 ‘경영실태 및 정책과제 조사’를 한 결과 2024년 대출 보유자 590명 중 34.9%가 전년 대비 대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3명 중 1명은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강원·제주권 소상공인들 76.7%가 “대출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역대급 경기 불황에 10명 중 8명이 대출을 받은 것이다. 대출액 증가는 37.7%로 전라권(44.3%)과 충청권(41.0%)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도내 소상공인들의 얼굴에 희망의 미소가 사라지고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이유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수의 99%, 종사자 수의 81%를 차지한다. 여기에 딸린 가족까지 감안하면 그 중요성은 엄청 크다.

또 전국 소상공인 55.6%는 올해 경영환경이 2024년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란 답변은 39.5%였고, 긍정적이란 전망은 5.0%에 그쳤다. 소상공인들이 올해 경영환경을 부정적으로 예측한 데는 정치적 혼란과 무관치 않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재료를 수입·가공해 판매하는 지역 중소기업들은 환율 급등으로 앉아서 막대한 환차손만 입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기업은 “당장 내일도 예견하기 어렵다. 대응계획은 꿈도 못 꾸는 형편”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고환율이 원재료 가격 상승과 기업 수익 악화로 연결돼 내수 침체의 악순환에 빠질까 염려스럽다. 이 와중에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대출 연체와 폐업의 늪에 급속히 빠져들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취약 자영업자 10명 중 1명 이상이 빚을 갚지 못하고 있다.

자영업자는 지역경제를 돌게 하는 실핏줄이다. 소상공인들은 경영부담 가중 요인으로 원자재·재료비 상승 등 고물가에 대한 우려를 가장 먼저 꼽았다. 업주의 입장에서는 재료비가 올랐다고 해서 곧장 가격에 반영하기 힘들다. 이는 곧 손실로 이어진다. 다음으로 내수 부진을 걱정했다. 고금리, 고환율 여파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소비 진작책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가 설 연휴 전날인 오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지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폐업을 막고 중소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내수와 가계 소비 회복, 환율 안정 등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여야와 정부는 더 큰 쓰나미가 강타하기 전에 당장 정쟁을 멈추고 정치·경제 불확실성 제거와 민생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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