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을 가리켜 진리의 상아탑이라고 했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교육에 있어서는 거의 무조건적이다. 산업화 시기에 농촌에서는 집안 살림의 기반이었던 소를 팔아 대학 등록금을 마련했다. 이른바 교육 과열로 지성의 상아탑은 부모의 과도한 희생을 담보하며 우골탑이라는 비아냥도 받았다.
그래도 1980년대까지 대학 풍경은 정겨움이 있었다.
오늘의 대학 현실은 너무도 많이 바뀌었다. 또래 학생들, 선후배들, 스승과 제자들 간의 소통이 막혀버렸다. 밤을 지새우며 토론의 장을 펼쳤던 과거의 풍경은 사라져 버린 것 같다. 대학 예산의 상당 부분을 국고 지원을 받으면서도 대부분 대학이 학교 운영을 ‘사업’으로만 인식해 올바른 운영이 어렵기도 하다. 지방대학의 수도권행이 지속돼 허울만 있는 경우도 있다.
교수는 자기 학문연구와 학생지도의 본업을 거시적으로 인식하고 균형잡힌 복무를 할 수 없게 되었다. 본인 중심 연구에 매몰돼 학습지도와 진로지도가 기본인 가르치는 일에 관심을 두지 못하고, 대내외적 활동을 통해 학교살림에 기여해야 하는 또 다른 일, 내지는 ‘폴리페서’가 되었다.
학생은 학생대로 더욱 경쟁에 내몰려 각자도생해야 하는 캠퍼스 내의 외로운 섬이 됐다. 조언을 해 줄 스승도, 선배도, 동료도 없다. 현재 한국의 대학사회는 이런 배경 위에 2000년대를 지나오며, 지역대학 대부분이 인문분야의 학과를 통폐합하고 있다.
지방대학은 슬럼화되어 가고 문을 닫는 일도 있다. 출산율 저하에 따라 학생 수는 계속 감소 추세에 있다. 대학의 위기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심화되고 있다. 대학 운영자들은 학교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외국인 학생 유치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내에 있는 대부분의 대학이 한국어교육원, 한국어교육센터, 국제교류단, 국제교류어학원 등의 유사한 기구를 두고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2025년 1월 현재 도내 각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3,000여명에 이른다. 이렇게 유학비자로 입국한 학생들은 한국어학당에서 일정 수준의 한국어 능력을 갖춘 후 학부 과정, 대학원 과정으로 진학하게 된다.
외국인 학생들은 학업이 목적이 아닌 경우도 많다. 자국의 낮은 노임에 비하여 높은 임금 수준에 이끌려 입국,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청년들이다. 이들은 입국 3개월 정도가 지나면 어학당 생활에 성실성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공부와 일을 슬기롭게 병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스무 살 안팎의 외국인 학생들이 낯선 생활에 잘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 유치를 위해 대학 당국, 정부, 지자체가 보다 체계적으로 제도를 마련, 안정적이고 바람직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기왕에 지역대학의 살 길 중 하나라면 한국어학당에서 대학으로 순차적 성장을 선도하고, 대학의 지속성을 위해 적극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먼저 대학 당국의 체계적·효율적 운영이 전제되고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 지원이 있어야겠다. 외국인 학생 유치가 지방대학의 생존을 위한 한 방편이라면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사회의 지속을 위해서는 학교 당국, 정부, 지자체, 지역민 모두의 협력과 도움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