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을 통해 자신의 삶과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김경환 사진가(59). 그는 렌즈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유대감을 담고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과 풍경을 바라본다. 그의 사진 속에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가 놓여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다.
20대부터 사진에 관심을 가졌던 는 필름 카메라를 만지며 사진의 매력을 느꼈지만, 생계로 인해 한동안 취미를 접어야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카메라를 잡게 되었다. “직장 생활과 자영업으로 바쁘게 살았지만 그래도 취미를 가져보자는 생각에 사진을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마침 온라인 카페가 유행하던 시절이라 춘천 사진 동호회에 가입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진의 세계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는 한 카메라를 손에 익도록 사용한 지도 어느덧 14년이 되었다. “손에 익은 카메라 하나면 충분해요. 저는 프로가 되겠다는 욕심이 없다 보니 카메라 하나로도 구도와 색감을 활용해 제가 원하는 장면을 담아낼 수 있어요. 사진은 결국 제 만족을 위한 것이니까요.” 그의 말에서는 사진을 대하는 소박하면서도 진솔한 태도가 느껴진다. 그는 사진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한다. “같은 장면도 구도와 구상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담길 수 있다는 점이 사진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사진을 흑백으로 처리하거나 색감에 변화를 주면서 새로운 시각을 배우기도 하죠. 같은 카메라를 쓰더라도 촬영자의 마음과 감정에 따라 포커스가 달라지고, 그로 인해 완전히 다른 화면이 나오는 것이 흥미로워요.”

처음에는 풍경 사진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인물 사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는 그는 “사람의 표정, 주름, 미소 속에 담긴 이야기를 발견하는 일이 가장 흥미로웠다”며 “아이들의 순수함, 어르신들의 주름 속 삶의 흔적을 찍으면서 함께 늙어가는 과정을 기록하는 것에 큰 의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의 사진 활동은 지역사회와의 교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유포리 마을 주민들과 함께 기획한 전시는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마을의 고양이, 마구간, 주민들의 일상을 담아낸 작품들은 주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전시가 끝난 후에는 모든 작품을 마을에 기부하며 소중한 인연을 이어갔다. “이장님과 함께 기획한 전시였는데, 동네분들이 정말 좋아하셔서 기억에 남아요. 전시를 마친 뒤 작품을 기부했는데, 받으신 분들이 고맙다는 표현을 전해주셨을 때 정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특히 마지막 날에는 주민 한 명 한 명의 영정사진을 촬영해 전달하며 전시를 따뜻하게 마무리했다.

아이들의 순수함을 담아내는 데도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그는 KT&G 상상마당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서의 경험을 잊지 못한다.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을 찍었는데, 그 표정 하나하나에 동심이 가득 담겨 있었어요. 가족들이 사진을 찾아가며 기뻐하는 모습도 정말 잊을 수 없었죠.” 아이들의 미소와 행복을 카메라에 담으며 사진이 줄 수 있는 소중한 가치를 다시금 깨달았다고 전한다.
사진은 그의 삶과 내면을 투영하는 예술이다. “사진은 제 인생과 감정을 담아내는 거울 같은 존재예요. 렌즈를 통해 제가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죠.” 그의 사진은 삶의 흔적을 담아내고,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만들어가며 세상에 따뜻함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