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사는 지역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여기에 퀘스천마크를 붙이는 게 잘못일 거다. 누구나 사랑하고 또 사랑할 거다. 방법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말이다. 즉, 지역을 사랑하는 방법은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또한 지역을 사랑하는 것에 현재 살고 살지 않고의 영역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향우회나 명예시민과 홍보대사는 지역 밖에서 사랑하는 님들이다. 이렇듯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최소한 지역 한 곳 이상은 사랑하면서 살 거다.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일이지만 말이다.
여기 노래로 십수년 태백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 누가 보면 태백에 무언가 사연과 인연이 깊게 있을 듯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오랜 기간 태백, 태백 하고 노래 부를 수 있을까. 그렇다고 태어난 곳이거나 자란 곳이거나 부모나 조상의 고향도 아니다. 다만, 부모로 인해 이곳저곳 본의 아닌 방랑 생활 중에 초등학교를 일년 정도 수학한 이력이 전부다. 어릴 적 1년의 짧은 세월에서 진한 무엇이 있을까만은 그는 태백을 누구보다 절절히 아름답게 노래한다.
‘태백산 천제단에 흰 구름 흘러가고 철쭉꽃 붉게 피는 데 주목은 살아 천년’, ‘황지연못 애달픈 사연 당신은 알고 있나요. 얼마나 사무치면 산마루에 돌이 되었나.’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가사는 하늘에 구름 노닐 듯, 연인들 사랑 노래하듯 상상 속으로 쉽게 스며드는 가사다. 이 노랫말만 들어도 태백을 속속들이 여행한 듯 착각에 빠질 수 있다. 아니 가보고 싶은 마음이 충동적으로 막 샘솟게 만드는 시구(詩句) 같은 가사다.
싱어송라이터인 그가 이처럼 태백을 주제로 작사, 작곡한 노래만도 자그마치 다섯 곡에 이른다. ‘태백산’, ‘황지연못’, ‘검룡소’ 등은 제목만으로는 태백의 최고 명소이자 우리나라의 보배로운 자연자원이다. 태백산은 국립공원이고, 황지연못과 검룡소는 각각 낙동강과 한강의 발원지여서 그렇다. 즉, 고원 도시 태백을 상징하는 우리 태백만이 간직한 문화자원을 노래로 담았다. 태백산은 2008년, 황지연못은 2023년, 검룡소는 2024년에 노래했다. 이 밖에도 ‘태백산 연가’, 그리고 지난해 10월에는 ‘첫눈 내리는 태백역’도 작사, 작곡했다. 무려 15년에 걸쳐 태백을 진하게 노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처럼 한 지역을 골골이 섭렵하다시피 여러 자랑거리를 대상으로 오랜 기간 작사를 하고, 작곡을 하고, 노래를 하는 가수가 있을 듯싶다. 태백과 지독한 사랑에 빠졌거나, 태백의 특별한 맛과 멋에 취했거나, 그도 저도 아니면 우리 태백이 노래하기에 많은 시(詩)적 풍요를 보유한 도시여서 그가 노래하게 만든 이유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하여간 노래 하나로 태백을 쓰고 태백을 그리며 태백을 소중하게 하는 사람이다.
물었다, “왜 태백을 노래하냐고?”, “그냥 좋단다. 좋은데 이유가 있어야 하냐고?” 부디 그 마음 그대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태백을 더 많이 노래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해 본다. 이젠 태백이 그를, 노래를 사랑해도 좋을 때다.
싱어송라이터 인동남님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