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사과배꽃 만개한 땅에서 ‘카추샤’ 부른 북한 병사들"…러 접경 쿠르스크서 훈련 장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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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전우들의 복수를’이라고 적힌 문구가 벽에, 식탁엔 고춧가루

◇러시아 쿠르스크 북한군 숙소 식당 식탁에 놓인 고춧가루.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이 현지 노래 '카추샤'를 한국어로 번역해 부르는 영상이 공개됐다.

고려인 후손이자 러시아 국영방송 소속인 마리나 김 기자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북한군을 취재한 현장 영상을 소개했다.

그는 해당 영상에서 북한군 병사들을 “대략 23∼27세로 보이는 젊고 신체적으로 준비된 청년들”이라고 묘사하며, “사과배꽃이 활짝 핀 들판 위에서 '카추샤'를 부르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영상에는 러시아 교관들이 북한군과의 소통을 위해 마련한 메모지도 담겼다.

메모지에는 ‘안녕하십니까’, ‘앞으로’, ‘보라’, ‘나처럼 하라’, ‘미사일 경보’, ‘적 발견’, ‘잘한다’ 등 10개 가량의 명령어가 키릴 문자로 적혀 있었다.

북한군은 참호와 숲을 배경으로 총기와 드론을 활용한 훈련을 받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리나 김 기자는 “실제 전투에서는 대부분 2∼4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전술조로 움직인다”며, 대규모 훈련은 예외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군이 가장 빠르게 적응한 분야는 드론 등 현대전 장비”라며 “이 전술에 대한 숙련도가 높아진 것은 앞으로 북한군이 아시아 내 다른 군대보다 기술적으로 앞서게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숙소 내부도 영상에 일부 공개됐다.

‘쓰러진 전우들의 복수를’이라고 적힌 문구가 벽에 붙어 있었고, 식탁 위에는 고춧가루가 담긴 접시가 놓여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 북한 병사는 “이곳에서 잘 먹고 지낸다”며, “휴대전화는 없지만, 유심칩이 없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지급받아 책과 군사 영화를 내려받아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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