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지하 1㎞ 수직갱·광차 내달리던 교량 대한민국 산업화 역사·근대사 산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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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석탄문화 세계유산화]-석탄문화유산을 가다(1)
국가등록문화재 111호 태백 장성이중교와 장성2수갱
이중교 1935년 건설, 1층은 보행·2층 철길 독특한 구조
높이 63m 철골 지하 970m 수갱은 탄광도시 랜드마크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 장성동에 위치한 장성이중교는 국가산업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시기를 상징하는 문화유산이다. 1970년대 장성광업소 석탄을 실은 전차가 지나던 이중교 아래로 광부들이 출근하던 모습(왼쪽)과 현재 남아있는 모습으로 당시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대한석탄공사 제공(왼쪽), 양원석기자

옛 석탄산업 도시인 태백 삼척 영월 정선은 급격한 확장과 수축을 거치는 과정에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역사 유산들을 남겼다.

정부와 강원특별자치도 등은 이들 유산을 관리·보존해오고 있지만 국민들의 뇌리에서는 빠르게 잊혀지며 가치가 점차 퇴색되고 있다.

창간 80주년을 맞아 ‘첨단산업+석탄문화 세계유산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강원일보는 폐광지에 잠든 석탄 유산들의 스토리와 가치를 소개한다.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 장성동에 위치한 장성이중교는 국가산업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시기를 상징하는 문화유산이다. 양원석기자

(1)태백 장성이중교와 제2수갱

태백시 장성동, 황지천이 굽이 흐르는 산비탈 마을을 따라 큰 도로변으로 걸어 내려오다 보면 오래된 콘크리트 다리를 마주할 수 있다. 지금은 쓰이지 않고 오랜 세월 비바람에 풍화돼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작은 다리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1·2층으로 나뉜 독특한 구조와 다섯개의 아치형 교각이 인상적이다. 국가등록문화재 111호인 장성이중교는 1935년 건설됐다. 2층은 석탄을 실은 광차와 기관차가 통행했다. 지금도 철길이 그대로 남아있다.

1층은 광부들이 걸어서 장성광업소로 출·퇴근하던 길이다. 철길이 놓인 2층 다리는 아치형으로 마치 다섯개의 무지개가 뜬 것 같다. 이중교는 지금은 폐광했지만 한때 국내 최대 규모였던 장성광업소와 우리나라에서 처음 석탄이 발견된 ‘거무내미골’을 연결하고 있어 상징성도 크다.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 장성동에 위치한 장성광업소 제2수갱이 산업화 시대의 역사를 간직한 채 우뚝 솟아있다. 제2수갱은 1985년 무연탄 수송 전용 수직 갱도로 건설 됐으며 지상 돌출형 시설로 장성광업소를 상징하는 시설물이다. 양원석기자

장성이중교에서 태백시내 방면으로 차로 5분만 이동하면 아파트 20층 규모와 맞먹는 63m 높이의 우뚝 솟은 철골 타워를 볼 수 있다. 육중한 철골 구조물이 단연 장성의 랜드마크로 꼽힐 만하다. 1985년 미국에서 300억원의 차관을 들여와 건설했다. 장성2수갱의 놀라운 점은 사실 눈에 보이는 철골 타워가 아니다. 타워 아래로 깊이 970m 수직갱도가 뚫려 있다. 한번에 30톤 이상의 막대한 석탄을 지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수갱 덕분에 장성광업소가 국내 최대 광업소가 될 수 있었다. 현재 태백시는 장성2수갱 일원에 국비 80억원 등 160억원을 투입해 강소형 스마트도시 건립을 추진 중이다.

첨단산업으로의 전환과 동시에 석탄유산에 대한 가치 재조명, 적극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다.

석재준 한국석탄산업유산 유네스코 등재추진위 태백지회 이사장은 “장성이중교를 비롯한 많은 태백의 탄광유산들은 대한민국 근대사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면서 “지역 문화재인 이중교에 현수막이 걸리는 등 관리가 굉장히 소홀하다. 지역민들이 문화유산의 가치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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