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우리 집에 사는 소방관, 소화기와 감지기

정희정 춘천소방서 예방안전과장

모두가 잠든 시간, 국민의 안전을 위해 소방관의 시계는 꺼지지 않고 흘러간다는 말이 있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최근 4년간 강원도 내 화재는 총 7,704건으로, 이는 우리 주변에서 매일 평균 5건 이상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밤낮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출동하는 소방관이 있음에도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점차 화재는 다양해지고, 대형화되고 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마다 소방관이 바로 옆에 있다면 초동대응이 가능해 피해가 없겠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집에 사는 소방관! 소화기와 감지기’를 항시 준비해 놓아야 한다. 도심은 좁은 골목과 불법 주정차가 많고, 시골은 산길이 험한 강원의 특성상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 도착하는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기에 주택용소방시설은 초동대응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작은 불에도 대응할 수 있는 주택용 소방시설을 한번 알아보자. 주택용 소방시설은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로 구성된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의거하여 아파트와 기숙사를 제외한 모든 주택에는 주택용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여야 한다.

먼저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화재 시 발생하는 연기를 감지해 기기에 탑재된 음향장치로 초기에 대피할 수 있게 알려주는 장치다. 화재가 발생한 가정뿐 아니라 주변 일대에도 화재를 알려 화재가 확산되기 전에 대피할 수 있게 알려주는 큰 역할을 수행한다. “불꽃이나 연기를 보고 피하면 되지 않나?”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화재취약 시간인 모두가 잠든 깊은 밤 화재가 발생한다면 대피할 시간을 확보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화재 발생을 빨리 인지하고 일어나 바로 대응하기 위해서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방마다 하나씩 반드시 설치해야 된다.

다음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사용해본 사람은 드문 소화기에 대해 알아보자. 초기 화재에서 소화기 하나가 소방차 한대와 같은 위력을 갖고 있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다. 소화약제를 압력원에 의해 방사하는 소화기는 1차적으로 화재를 진압하는데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 층마다 눈에 잘 띄는 곳에 비치해 두어야 하는 소화기는 분말 소화기와 이산화탄소 소화기, 할로겐화합물 소화기, K급 소화기 등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대부분 가정에는 일반 분말 소화기를 비치하면 되고, 요리공간에는 K급 소화기를 비치하여 용도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우리집의 잠들지 않는 소방관 ‘소화기와 감지기’ 설치가 중요하다. 그리고 소화기와 감지기가 설치돼 있다면 이상없이 집을 잘 지키고 있는지 꼭 확인해 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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