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계절은 만물이 소생하는 3월로 향해 가고 있다. 해마다 3월이면 학창 시절 열심히 외우던 기미독립선언서가 생각난다. “오등(五等)은 자(玆)에 아(我) 조선(朝鮮)의 독립국(獨立國)임과 조선인(朝鮮人)의 자주민(自主民)임을 선언(宣言)하노라~”로 시작되는 선언문의 내용은 조금 난해하고 한문체로 된 부분이 많아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학창 시절 아무 생각 없이 단지 점수를 따기 위해 외우던 문구가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교육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다시 또 어김없이 3·1절이 다가오고 있다.
매년 찾아오는 3·1절이지만 올해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전국 방방곡곡에 3,000만 동포 모두가 한마음이 돼 3·1운동을 한 지 106주년이자, 광복 80주년의 해이다. 어르신들은 80살에 특별한 의미를 담아 팔순 잔치를 한다. 우리나라의 광복이 80주년이 된 것을 의미 있게 보내고 축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3·1절 연휴를 모두가 단순히 쉬는 날로 알고 있지 않은지 걱정이 된다. 봄의 따스한 기운을 받아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여행하고 재충전을 위해 쉼도 필요하지만, 나라를 빼앗기고 되찾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어려운지에 대해 되새겨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1절에는 태극기가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일제의 눈을 피해 몰래 그렸던 태극기로 만세운동을 외쳤다. 그러나 요즘 태극기를 쉽게 구할 수 있고 달 수 있어도 달지 않은 집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바쁜 일상과 지친 삶에 귀찮아서 달지 않는 집도 있지만, 국경일에 대한 무관심 더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보훈부에서는 광복 80주년 보훈으로 하나 되는 대한민국, 모두의 보훈으로 국민통합의 해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먼저, 광복 80주년 및 3·1절을 계기로 모두가 함께하는 독립유공자 묘소 참배를 3월1일이 되기 전까지 전국적으로 실시해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분들을 추모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모든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추진한다. 각 지방마다 지역의 특성을 살려 순국선열에 대한 추모와 독립정신의 계승 도모하는 행사를 시작한다.
강원동부보훈지청에서는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3·1절의 의미를 알리기 위해 SNS 매체를 활용한 홍보 이벤트 ‘그날의 함성을 기억하며’를 진행하고 있다. 강원동부보훈지청 인스타그램에 독립 관련 퀴즈 맞히기, 독립유공자분들에게 전하는 감사메시지 보내기 행사 등 젊은 세대에 3·1절의 의미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선각자들은 자신들이 일어나야 민족이 깨어나고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다는 순교자의 정신으로 민족대표 33인의 이름에 올렸을 것이다. 3·1운동의 마중물 민족대표 33인이 있었기에 3·1운동은 지식인 학생들로부터 한반도 전체에 들불처럼 번져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제에 항거하는 불씨가 됐다.
이러한 불씨가 꺼지지 않아 대한민국의 광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제 곧 새 학기가 시작된다. 3·1절 행사에 참석할 수는 없어도 3·1운동을 생각하며 자녀들과 함께 태극기를 달고, 주변에 3·1절과 관련된 현충시설을 찾아 3·1운동을 하신 선열들과 독립운동가들에게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심에 감사하고 참배하는 귀한 시간을 만들었으면 한다.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제일 필요한 것은 3·1정신이다. 비밀리에 기미독립선언서를 복사하고 태극기를 직접 그려서 모든 사람에게 전달했던 간절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살리는 ‘모두의 삼일절, 모두의 보훈’ 한마음 운동에 나서야 할 때이다. 모두 하나 돼 행사에 동참하고 마음을 모으는 것이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