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가 만사다(人事萬事).’ 모든 일은 인사(人事)로부터 시작한다. 첨단산업을 발전시키는 것도 사람으로부터 시작한다.
정부에서 발표한 자료에는 2032년까지 반도체 인력이 30만4,000명이 필요하다고 한다. 아직 10만명 이상의 전문 인력이 필요한 현실이다.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반도체 인력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에 필요한 반도체 인재 양성 숫자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이제는 비수도권에서도 반도체뿐만 아니라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
대한민국은 대기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회사가 인력수급에 유리한 수도권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회사의 설립 및 운영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첨단산업을 리드하는 미국을 보면 큰 인프라가 필요 없는 대부분의 IT 및 바이오 기업들은 대도시 근처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관련 산업의 큰 인프라가 필요한 반도체 기업 및 관련 기업들은 대도시를 벗어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즉, 인프라가 필요한 반도체 관련 글로벌 대기업은 비수도권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첨단인력들은 자연스레 그 지역으로 이동, 거주하여 지역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국가에서는 미래 먹거리를 위한 지역별 특성화 및 국가첨단전략기술산업의 지정과 육성을 약속하고 있으며, 도와 각 시·군에서 또한 관련 첨단산업 육성을 이미 선포하고 체계적인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다.
강원지역은 첨단산업 육성 정책을 통해 기반 시설과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첨단산업의 기반 기술인 반도체산업이 함께 발전한다면 강원지역의 첨단산업의 성숙도는 높아질 것이다. 또한 올해부터 시작하는 RISE사업은 지자체와 대학이 힘을 합쳐 강원지역의 현안 해결과 발전 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훌륭한 플랫폼이 될 것이다. 반도체 산업기술은 핵심 전략기술에 필수적 요소이기 때문에 RISE의 성공적인 출발과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반도체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조성과 인력 양성이 맞물려 움직여야 한다. 2년 전 시작된 원주에 위치한 한국반도체교육원 설립과 도내 7개의 대학이 참여하는 강원형 반도체 공유대학 및 특성화고에 신설된 반도체과 등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동안 국립강릉원주대에서는 첨단산업부트캠프 사업단을 중심으로 관련 학과들의 협력과 노력으로 삼성전자 2명 입사 및 후공정 글로벌 기업 앰코테크놀리지에 6명이 입사를 하였다. 강원에서 양성한 인재를 대기업으로 유출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렇게 새롭게 성공한 학생들을 롤모델로 잡고 많은 학생이 반도체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고 열심히 공부하여 지역 기업을 포함한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에 취업하여 지역 취업률도 함께 증가시키는 선순환의 시작점이 되고 있다.
도와 각 시·군에서 진행하는 모든 사업이 한순간에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며, 기회비용도 지급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원이 계속 발전하고 있는 원동력은 지역 발전이라는 공통 목표를 수립하고 구성원의 열정과 노력으로 이견을 좁히는 논의와 타협 그리고 양보와 조율이 있어 가능했을 것이다.
도 및 모든 시·군과 대학들이 함께하여 강원형 첨단반도체산업을 위한 힘찬 한 걸음이 시작되었다. 대한민국의 첨단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인재를 육성하고 산업을 발전시킬 주요 지자체가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