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보수가 적어서…간호사 '강원 이탈'심화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제 '18명' 전국서 가장 적어
신규 간호사 1,000명씩 유출

사진=연합뉴스

강원지역 대학 간호학과를 졸업한 신규 간호사 1,500여명 중 1,000여명이 타 지역 병원에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들의 ‘탈 강원’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역 의료계 안팎에서는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본보가 대한간호협회와 강원특별자치도간호협회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강원지역에서 2023년 이후 해마다 1,480여명의 간호학과 졸업생이 배출됐지만 이중 도내 병원 등에 취업한 간호사는 500여명에 불과하다. 해마다 1,000여명에 가까운 신규 간호사가 타 지역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신규 간호사들의 ‘탈 강원' 현상은 졸업생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상급병원의 수가 적고, 근무조건은 열악한데 비해 보수는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원도내 한 대학의 간호학과를 졸업한 20대 간호사 A씨는 몇 년 전 수도권 병원으로의 취업을 결심했고, 최근 모 대학병원에 입사했다. A씨는 "연봉이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만큼 경제적인 이유를 무시할 수 없다"며 "서울에는 대형 병원이 많아 전문성을 쌓기에 유리하고, 간호사로서의 꿈을 실현하기에도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경력직 간호사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 경력 간호사 B씨는 "영서지역의 경우 조금만 이동하면 경기권의 의료기관에 취업할 수 있는데, 보수가 훨씬 높아 이직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간호사들의 탈 강원이 심화되며 농어촌 지역의 의료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강원지역의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는 4.9명으로 전국 평균(5.2명)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인제군은 간호사 수가 18명에 불과, 경북 군위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적었다.

간호계 관계자는 "최근 의료대란으로 채용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간호사 대기 문제와 지역 간호사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며 "간호사들에 대한 노동 조건 보장과 교육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