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눈과 귀 열고 무서운 유권자 돼야 나라 바로 선다

각 당, 강원도 전역서 6·3 대선 표몰이 나서 “생존과 직결된 현안 해결 공약 꼼꼼히 살피고 정치적 프레임·갈라치기에 현혹돼선 안 돼”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역사적 기로에 섰다. 6·3 대선을 앞두고 강원도 전역에서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각 정당은 일제히 도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춘천 퇴계사거리와 중앙로, 원주 늘품사거리와 문화원사거리, 강릉의 주요 번화가 등지에서 여야 후보자와 지지자들은 연호와 손짓, 현수막과 구호로 표심 잡기에 나섰다. 각자의 색깔로 물든 거리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선거라는 민주주의 축제의 본질을 일깨우는 동시에 유권자인 우리의 책임과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번 대선의 강원도 유세전은 예사롭지 않다.

정치적 상징성이 큰 춘천은 물론 도내 최대 경제도시 원주, 관광·문화 중심지 강릉 등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양상은 단지 정당 간 경쟁의 차원을 넘어 ‘어떤 강원도’,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강원인들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내란 음모 논란 등 국가 존립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는 비상한 상황 속에서 치러지고 있어 더욱 무겁고 절실하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종식’과 ‘진짜 강원특별자치도’를 내세우며 기조를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은 ‘반이재명’을 외치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야만 한다는 절박함으로 유세에 임하고 있다. 유세 방식이나 분위기는 다르지만 유권자 앞에 고개를 숙이는 정치인들의 모습은 모두 ‘국민의 선택’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점에서 같다. 이들은 강원인의 눈빛과 한 표에 울고 웃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치인의 말보다 유권자의 판단이다. 후보들이 쏟아내는 감정적 구호와 이미지 전략, 당리당략의 전선 속에서도 유권자는 냉철하게 사실을 분별해야 한다. 어떤 후보와 정당이 강원인들의 삶을 진정으로 바꾸고, 우리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지를 가려내는 일은 단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의 문제다.

강원도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특별자치도’라는 새로운 지위를 획득한 지역이자 수도권과 접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낙후와 소외의 경계를 오가는 모순된 현실을 안고 있다.

의료, 교육, 교통,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강원인의 삶을 옥죄고 있고, 대규모 개발이나 투자 계획이 나오더라도 실제 체감되는 변화는 요원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선 공약은 공허한 약속이 돼서는 안 된다. 유권자인 강원인들은 어떤 공약이 지역의 생존과 직결된 사안을 효율적으로 풀어갈 것인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유권자가 정치적 프레임과 선동, 갈라치기 언어에 현혹돼 표를 던진다면 그 대가는 고스란히 우리 삶에 되돌아온다. 이미 수차례 겪었듯 선거 후에 ‘당선자’는 많지만, ‘책임지는 정치인’은 드물었다. 이제는 우리가 그 틀을 바꿔야 한다. 두 눈 크게 뜨고 두 귀 활짝 열어 무서운 유권자가 될 때 비로소 이 나라와 강원도가 바로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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