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김문수 "임기 3년으로 단축·4년 중임제 개헌…대통령 불소추특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제안

"이재명 후보 '연임제' 개헌안, 장기 집권 여지 둔 것인지 밝혀야"
대법관·헌법재판관 독립성 확보…국민입법제·의원 국민소환제도
李 '커피원가 120원' 발언 "자영업자 현실 너무 몰라" 사과하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경제를 판갈이 합니다-새롭게 대한민국' 경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5.5.18 [공동취재]

제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일주일째인 18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 등을 골자로 한 개헌안을 발표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향해 즉각 개헌 협약을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이번 대선에서 당선될 대통령의 임기는 3년으로 단축하되, 그 이후부턴 ‘대통령 4년 중임 직선제’ 개헌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앞서 이 후보가 이날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안을 밝힌 것과 다소 차이를 보인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개헌을 공개찬성하고 나선 이 후보와 '권력 내려놓기 개헌협약'을 제안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는 "우리나라는 5년 단임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4년 주기의 총선·지방선거와 엇갈려 왔다"며 2028년 4월 총선주기와 대통령 선거를 일치시키기 위해 이번 대선에서 당선되는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시켜 과감한 정치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대통령제는 5년 단임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사실상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을 묻기 어려운 제도로 정착되어 왔다"고 지적하며 4년 중임제 개헌을 제안했다. 아울러 대통령의 권한에 대한 구체적인 조정도 대폭 받아들여 제왕적 대통령제를 수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완전히 폐지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형사재판을 받지 않을 권리를 폐지하고 만민평등의 대원칙을 확립하겠다고 했다.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겠다는 소신도 밝혔다.

이를 위해 "추천위원회를 법정기구화 하고, 국회 3분의2 동의를 받도록 하여 특정 정치세력이 사법부를 지배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국회개혁과 관련해 김 후보는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는 원칙은 국회의원에게도 예외일 수 없다"며 "정치권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직접민주주의제를 강화하고, 국민에게 그 권력을 되돌려드린다는 취지에서 국민입법제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후보는 앞서 '대통령 4년 연임제' 등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발표한 이 후보에 대해 "'연임제'라는 표현 속에 장기 집권의 여지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임제'는 대통령이 2회 재임한 후에는 한 번 쉬고 다시 2회를 재임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이를 악용해 사실상 장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는 사례를 우리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개헌과 관련해 수차례 말 바꾸기를 일삼아 왔으니 국민 앞에 아예 문서로 확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즉각적인 개헌협약 체결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개헌 요구는 권력자의 무제한 권력 연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 권한 남용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치개혁은 권력자나 특정 정당의 이익이 아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경제를 판갈이 합니다-새롭게 대한민국' 경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5.5.18 [공동취재]

한편, 김 후보는 이 후보가 "커피 한 잔 원가는 120원이고, 판매가는 8천원에서 1만원"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자영업자의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몇주 전 내가 직접 카페 알바를 하며 본 자영업자의 현실은 정말 녹록지 않았다"며 "임대료와 알바생의 급여, 각종 세금과 수수료를 내기에도 빠듯해 보였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김 후보는 "자영업자들을 마치 폭리를 취하는 악덕사업자로 보면서 민생 경제를 살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 후보는 하루하루 힘겹게 장사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께 즉각 사과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에서 불법영업을 하던 상인들을 설득했던 일을 거론하며 "5만원 주고 땀 뻘뻘 흘리며 (닭죽) 한 시간 고아서 팔아봤자 3만원밖에 안 남지 않냐. 그런데 커피 한잔 팔면 8천원에서 1만원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더라"라고 말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는 본인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서라면 소상공인을 악덕 폭리사업자로 매도하는 것쯤은 아무 일도 아니란 말이냐"며 "본인의 치적을 내세우겠다고 소상공인의 상처를 건드리는 무책임한 발언에 소상공인은 눈물을 흘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함인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호텔경제론'과 관련 "유입된 자본도, 새롭게 창출된 가치도 없이 단순한 돈의 순환만 강조하는 이 후보의 경제관은 '실체 없는 착시'일 뿐"이라며 "허구의 경제관으로 위기를 덮으려는 이 후보에게 경제를 맡길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소셜미디어(SNS)에도 이 후보의 '커피 원가' 발언을 비판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추경호 의원은 "그 정도 경제 상식으로 대한민국 경제 감당할 수 있겠느냐. 경기도 법카로 소고기 먹고, 초밥 먹고, 제사상 차린다고 하더니 세상 물정을 어찌 알겠느냐. 정말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강명구 의원은 "정치 지도자가 기본적인 경제 구조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숫자놀음으로 국민의 삶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한다면 어떻게 나라 경제를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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