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유니마총회&춘천세계인형극제]②인형극의 다양성·확장성 무대 위로

24개국 100여 작품 ‘춘천세계인형극제’에 모여
해외 기대작 부터 한국 인형극까지 볼거리 다채
축제 속의 축제 ‘오프(OFF) 페스티벌’도 신설돼

◇23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이어지는 ‘제24회 유니마총회&춘천세계인형극제’에는 24개국의 작품 100여 편이 무대 위에 오른다. 사진은 지난해 축제 당시. 춘천인형극제 제공

‘제24회 유니마총회&춘천세계인형극제’에는 24개국의 작품 100여 편이 무대 위에 오른다. 23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이어지는 축제는 국경과 장르를 초월한 작품들로 인형극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소개한다.

◇이탈리아 인형극 ‘오리, 죽음 그리고 튤립’. 사진=춘천인형극제 제공

■전 세계가 주목한 작품들 춘천에 모이다=올해 축제에서는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 대륙을 대표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개막작 ‘도도(미국·노르웨이)’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각국의 작품들은 매진행렬을 기록하며 세계인의 관심을 입증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스페인 인형극 ‘비다’이다. 우리의 일생을 오직 두 손 안에 펼쳐내는 작품은 2018년 춘천인형극제에서 진한 감동을 전했고, 앙코르 요청에 힘입어 다시 춘천에 돌아왔다. 남미의 리듬이 담긴 ‘트라포스:세 노인과 강아지(우루과이)’도 기대를 모은다. 팔순 노인들과 천방지축 강아지의 좌충우돌 이야기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유쾌하고도 깊이있게 그려낸다. 올해 축제에서는 삶과 죽음, 관계를 이야기하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이탈리아 인형극 ‘오리, 죽음 그리고 튤립’은 삶의 끝자락에서 마주할 순수함과 두려움을 초현실적 무대로 구현했다.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은 인형극을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예술임을 이야기 한다.

◇인형극단 아토의 ‘어느 날 까치를 보았는데…’. 사진=춘천인형극제 제공

■가장 한국적인 정서로 세계를 사로잡다=우리 고유의 전통과 역사, 정서를 담은 작품들은 전 세계에 한국 인형극 예술의 가치를 알린다. 연희공방 음마갱깽의 ‘절 대목’은 한국의 전통 인형극(덜미)에 탈춤의 이야기를 덧붙여 각색했다. 작품은 절을 짓는 과정 속 펼쳐지는 욕망과 번뇌, 그리고 깨달음을 한국 전통 인형극으로 구현해냈다. 인형극단 아토의 ‘어느 날 까치를 보았는데…’는 여백의 미가 담긴 동양화 한 폭을 보는 듯한 그림자 인형극이다. 장자의 우화를 촛불과 종이 사이에서 써내려 가는 작품은 동양철학의 깨달음을 인형극에 녹여냈다. 극단 나무의 ‘늙은개’는 할머니를 찾아 떠나는 늙은개의 애절한 여행을 한국적 정서로 풀어냈다. 그림자와 배우의 연기가 만들어내는 무대는 관객들을 진한 감동의 세계로 이끈다. 한국·몽골 합작 ‘아롤을 깨물었을 때’는 전 세계 인형극인과 교감해 온 춘천인형극제의 성과다. 머나먼 옛 몽골을 펼쳐내는 작품은 외로움을 딛고 일어설 용기를 전한다.

◇놀이패 죽자사자의 ‘사자와 함께 춤을’. 사진=춘천인형극제 제공

■축제 속의 축제 ‘OFF 페스티벌’=지난해 비공식 참가작을 소개하는 ‘OFF 공연’을 신설한 춘천인형극제는 올해 ‘OFF 페스티벌’로 형식과 공간, 장르의 경계를 넘는 예술을 소개한다. 문화예술굼터 뽱은 지친 하루 끝 작은 하늘 조각을 선물하는 ‘클라우드 팩토리’로 관객들을 만난다. 구름모양 솜사탕을 매개로 펼쳐지는 공연은 잠시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 볼 여유를 선물한다. 전 세계를 여행하는 마리오네트 ‘초상화가(뉴질랜드)’도 만나볼 수 있다. 초상화를 그려주며 만들어지는 친밀한 상호작용은 모든 연령층의 관객들에게 예술과 공연이 어우러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느린 음악에 힘찬 몸짓으로 사자의 위용을 보여주고 빠른 음악에 해학스런 몸짓을 펼쳐내는 놀이패 죽자사자의 ‘사자와 함께 춤을’ 역시 관객과 호흡하며 ‘축제 속의 축제’를 완성한다.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