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청은 6월부터 장마와 소나기 등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매년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반복되는 가운데, 강원도 내 일부 지하주차장과 반지하주택은 여전히 기본적인 침수 방지 시설조차 갖추지 못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오전 찾은 춘천시 퇴계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이곳은 재난 시 주민들의 대피공간으로도 활용되지만, 물막이판은커녕 모래주머니조차 비치돼 있지 않아 폭우 시 물 유입을 막을 도리가 없어 보였다. 춘천 내 반지하주택도 사정은 비슷했다. 대부분 창문과 출입문 단차가 얕고, 방수 실리콘에만 의존하고 있어 집중호우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춘천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최모(66)씨는 “지하주차장에 갑자기 물이 들어오면 대피할 공간도 마땅치 않다”며 “장마가 다가오는데 안전 장치 없는 지하주차장이 폭우에 침수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7월 강원 영서지역에는 밤사이 최대 128㎜ 이상의 물벼락이 쏟아지며 피해가 속출했다. 춘천의 한 상가 3동이 침수돼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을 벌였고, 같은달 원주시 태장동에서도 주택이 침수돼 반지하 거주민 2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도내 아파트와 반지하주택의 지하주차장이 물막이판 등 침수 방지 시설 없이 방치된 상황에서 장마철이 본격화되면 단시간 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강원도는 여름철 장마에 대비해 오는 23일까지 호우 취약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노후 공동주택을 우선 선별해 △우물 및 비상 저수시설, 배수펌프 등 △배수관, 우수관, 루프드레인 관리 상태 등을 집중 점검한다.
장근일 강원지방기상청장은 “올해 6월은 장마와 집중호우, 소나기 등으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기상 상황을 면밀히 감시하며 기상 재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