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AI 저널리즘 리빙랩]돌아오지 못하는 탑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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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일보·한림대 미디어스쿨 공동 ‘AI 저널리즘 리빙랩’
- 첫 지면용 컨텐츠로 ‘실종 된 국가유산을 찾습니다’ 게재

창간 80주년을 맞은 강원일보와 한림대 미디어스쿨은 지난 3개월 여간 공동으로 진행한 ‘AI 저널리즘 리빙랩’ 프로젝트의 6개 온라인 컨텐츠 가운데 원주지역의 문화재 유출의 불법성에 대해 문제제기 한 ‘실종된 국가유산을 찾습니다’를 첫 지면 기획 시리즈로 선정, 소개한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원주의 석탑들은 왜 서울로 옮겨졌고, 그 이면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옛 문헌 등을 통해 알아보고, ‘환지본처(還至本處)’의 필요성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낼 예정이다. [편집자 註]

◇보물 ‘원주 영전사지 보제존자탑’ 사진=국가유산청.

◇ 프롤로그 : 서울의 정원에 선 ‘원주의 탑’

서울 용산 국립 중앙박물관의 야외 정원. 이 곳에는 산책하기 좋은, 아름다운 풍광의 야외 정원이 있다. 멋스러운 정자(청자정)가 떠있는 호수, ‘거울못’을 중심으로 조성된 야외 정원은 통일신라부터 조선 후기에 이르는 각종 석조문화재들이 산책로를 따라 모셔져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석탑은 물론이고 석등과 돌로 사람의 형상을 만든 석인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재들이 공간을 장식하고 있어, 별도로 ‘석조물 정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의 용산 이전과 함께 조성됐으니 올해로 20주년이 됐다. 하지만 이 곳에 서 있는 석탑 가운데 상당수가 강원도, 그 중에서도 원주를 고향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원을 거닐다 보면 △원주 천수사 삼층석탑 △원주 천수사 오층석탑 △원주 영전사지 보제존자탑 2기(보물) △원주 거돈사지 원공국사탑(보물) △원주 흥법사지 진공대사탑 및 석관(보물) △전 원주 흥법사지 염거화상탑(국보) 등을 만날 수 있다.

◇보물 ‘원주 거돈사지 원공국사탑’ 사진=국가유산청.

원소재지를 기초 지자체로 분류를 한다면 원주탑의 수는 가히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들 문화재의 상당수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조선총독부에 의해 서울로 옮겨졌다는데 있다. 1915년 조선총독부가 한일강제병합 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한 ‘조선물산공진회’ 등의 장식물로 활용된 것이다. 일제의 우월성을 홍보하기 위해 경복궁으로 대표되는 조선의 전통문화를 파괴하고 지역의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석탑까지 실어나른, 다분히 의도가 깔려있는 행사에 이용당한 것이다. 원주의 탑들이 서울로 옮겨진 행위 자체가 ‘일제의 잔재’라고 할 수 있다. 원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것이 이를 청산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최종모 강원역사문화연구원장은 “국립중앙박물관 정원에 있는 원주 소재 석탑 다수가 조선총독부에 의해 서울로 이전된 사실은 전형적인 식민지 수탈의 양상으로 볼 수 있다”며 “이는 일제에 의한 물리적 강탈이자 문화적 맥락의 단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석기 기자
한림대 미디어스쿨=박근영·강세진·임미영·홍지윤

※ ‘AI 저널리즘 리빙랩’ 프로젝트의 온라인 컨텐츠는 QR코드 또는 강원일보 홈페이지(www.kwnews.co.kr)로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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