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확대경]국학원에 태백산천제가 없었습니다

최명식 태백문화원장

국학원 원장님께!

‘뿌리정신으로 하나 되는 우리가 대한민국의 희망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비영리사단법인체인 국학원을 상징하는 구호입니다. 금번 우리 문화원에서는 역사문화탐방지 중 한 곳으로 국학원의 뿌리정신을 익히고자 지난 6월 버스 2대로 문화원 가족이 방문했었습니다. 첫머리에서 우리나라 천제에 대하여 장시간 설명을 듣는 내내 우리의 태백산천제가 어필되지 않자, 참여한 문화원 가족들의 의아한 시선이 모두 저를 바라봄에 적잖이 당황했었습니다. 그래서 원장님께 우리나라에 강원도 태백에 태백산천제가 있음을 알리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천제는 홍익인간의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갈망과 천지인 간의 조화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류애, 그리고 하느님이 보우하사와 같이 우리 민족은 하늘이 열린 날 동방예의지국의 마음을 담아 하늘을 향해 경건히 거행하는 의례라고 나름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천제가 바로 태백산천제로서 천제를 올리는 천제단은 해발 1560m 상상봉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천제단은 자연석 편마암으로 높이 2.4m, 둘레 27.5m, 좌우 7,4m, 전후 8.4m의 원형제단으로, 내부에는 장방형으로 축조된 제단이 있으며, 제단 위에는 한배검이라는 비(碑)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천제단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간접으로나 작위적으로 조성한 것이 아니라, 세상이 태초하고 자연과 함께 민초들이 오랜 시간 하나 둘 정성과 정성을 더한 결과 오늘날과 같은 자연적 모양으로 정착되었습니다. 그리고 매년 10월 3일 하늘이 열린 날 개천절에 다수의 민초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천제단을 지키고 천제를 이어왔습니다. 지난 1991년에는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은 천제단입니다.

태백산천제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신라시대에는 일성이사금 5년(138년)에 제를 올렸고, 고려시대에는 국가에서 태백산제고사(太白山祭告使)를 파견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척주지(陟州誌)에 태백산천제를 기록하고 있고, 일제강점기 때에는 태극교도(太極敎道)들이 조선의 독립을 기원하기 위한 독립기원제의 특별한 천제도 담으면서, 우리나라의 찬란한 역사와 함께 오늘에 이르고 있음을 역사서를 통하여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고귀하고 소중한 보물 같은 천제를 1990년부터는 우리 문화원에서 맡아오면서, 지난 2022년부터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10월 3일 개천절 태백산 천제 4km를 오르는 200여 명의 천제 국민행렬단 모집운영과 산상음악회를 가미하는 등, 모름지기 이제는 체험하고 함께하는 대한민국의 천제로 나아가고자 하는 국민천제입니다. 아울러, 2023년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전국의 문화매력을 찾아서 가치를 널리 알리는 ‘로컬 100’ 선정사업에 우리 태백산천제가 포함되었습니다.

국학원 원장님! 살펴보면 태백산천제는 태초부터 민초가 함께한 민속천제이며, 또한 국가차원에서도 민초들이 천제를 올리는 이곳에서 여러 가지 사유로 하늘에 제(祭)를 꾸준히 지내오는 등, 민관이 함께 보존하면서 유지해온 천제의 역동적 터전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태백산천제는 우리나라 천제 중 역사적으로나 민속적으로나 최고∙최상의 가치 있는 천제단이자 천제라는 단견(短見)의 말씀을 지면을 빌려 수박 겉핥기식이나마 알려드리면서, 원장님의 건승과 국학원의 번창을 기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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