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지역 동해안 일대에 가뭄이 지속되며 식수와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당분간 비가 와도 강수량은 극히 적은 ‘마른장마’가 예상되고 있어 가뭄 해소를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가뭄에 농작물 상태 형편없어”=6일 고성군 토성면 원암저수지는 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이 빠졌다. 저수율이 4분의 1도 되지 않으면서 저수지 인근 농경지의 농작물들도 타들어 가고 있었다. 옥수수 농사를 짓는 김모씨는 “경운기나 트럭에 물통을 싣고 밭에 간신히 물을 대고 있다”며 “밭작물은 물을 주기가 어려워 올해 농작물 상태가 형편없다”고 말했다. 강릉 송정동의 감자밭도 올해 흉작이다. 지난 4월부터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농업용수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감자가 제대로 크지 못했다. 조병주 강릉시농업인단체협의회장은 “보통 감자가 3.3㎡당 10~13㎏ 정도 수확되는데 올해는 평균적으로 5~7㎏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여름철 강수량으로 작물의 성장과 질 등 상품가치가 결정되는 고추 등의 작물도 가뭄에 따른 작황부진으로 농가수익 감소가 우려된다. 양양군 강현면의 농민 박모(50)씨는 “지난해도 장마기간 비가 적어 물을 대는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는 지난달부터 비가 오는 날을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 올 들어 강릉지역 누적 강수량이 235㎜에 그치면서 6일 강릉의 주취수원인 오봉댐이 바닥을 드러냈다.
■가뭄 해갈시기 미지수 더 큰 문제=올해 여름 가뭄은 심각하다. 한국농어촌공사와 기상청에 따르면 강릉지역은 올해 1월부터 7월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이 235㎜로 평년 471㎜ 대비 49%에 불과하다. 이같은 가뭄에 6일 기준 강릉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34.5%에 그쳤다. 동해안 일대 다른 시·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고성지역 도원, 인정, 송강, 인흥, 화곡 등의 저수율은 30~40%대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고성군 토성면 원암저수지의 저수율은 24.5%로 평년대비 36.8%까지 떨어졌다. 역대급 가뭄이 언제 해갈될 수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 더 문제다. 기상청 중기예보 확인 결과 영동지역은 이번달 15일까지 비 소식이 없다. 이에 한국농어촌공사와 각 지자체들은 가뭄대비 자체예산을 확보하고 살수차 동원 용수간선 대체급수, 양수장 가동, 취입보 굴착을 통한 하천양수 활용 등을 실시하며 급수 안정에 노력하고 있다. 또 저수율 40% 이하 저수지에는 ‘2일 급수·2일 단수’ 방식의 제한급수를 도입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물 절약 방안과 생활·농업용수 제한급수 방안 등 종합적인 가뭄 대응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