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FC가 강릉에서 2경기 연속 극장 승부를 펼쳤다.
정경호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27일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4라운드 울산HD전에서 2대2로 비겼다. 말컹에게 멀티골을 허용하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홍철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며 소중한 승점을 확보했다.
강원은 4-4-2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김건희와 비토르 가브리엘이 투톱에 섰고, 김대원과 모재현이 좌우 측면에 배치됐다. 서민우와 김동현이 중원을 지켰고, 송준석, 강투지, 신민하, 이유현이 포백을 이뤘다. 박창효 골키퍼가 선발 출전했다.
울산은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에릭과 백인우가 최전방에 서고, 루빅손과 강상우가 좌우 윙백을 맡았다. 보야니치, 이진현, 고승범이 중원에 배치됐고, 이재익, 김영권, 서명관이 스리백을 형성했다. 조현우 골키퍼가 선발로 나섰다.
전반 4분 이유현의 슈팅은 수비를 맞고 나갔다. 전반 10분 모재현이 전방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후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지만 공격수의 발에 닿지 않았다. 1분 뒤 이진현의 위협적인 중거리슛은 박창효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14분 김대원의 프리킥을 가브리엘이 헤더로 연결하며 골문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전반 17분 1대1 찬스를 맞은 가브리엘이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슈팅 대신 패스를 내줬고, 뒤에서 들어온 서민우가 이 패스를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조현우에게 막혔다. 전반 20분 김대원이 직접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넘겼다.
전반 22분 울산은 백인우를 빼고 말컹을 투입했다. 울산의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전반 29분 루빅손이 왼쪽 측면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를 말컹이 마무리하며 울산에 리드를 안겼다. 말컹의 2,472일 만에 터진 K리그1 복귀골이었다.
전반 43분 모재현의 헤더는 힘이 약했다. 전반 45분 강원의 좋은 패스 플레이 끝에 김동현의 슈팅까지 나왔지만 골대를 크게 넘겼다. 전반은 울산이 1대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강원은 후반 시작과 함께 신민하와 김동현을 빼고, 홍철과 박호영을 투입했다. 장신의 박호영이 말컹을 전담 마크했고, 송준석은 오른쪽 풀백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존 오른쪽 풀백 이유현이 미드필더로 올라섰다.

변화를 준 강원은 이른 시간 결과를 만들어냈다. 후반 5분 모재현의 침투 패스를 받은 김대원이 1대1 기회에서 침착한 왼발 슛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이번 득점은 김대원이 강원에서 기록한 50번째 공격포인트로, 강원 역대 공격포인트 1위인 김영후(52개)에 2개 차로 다가섰다.
기세를 탄 강원은 계속해서 몰아 붙였다. 후반 8분 가브리엘이 하프라인부터 홀로 공을 몰고 가 강력한 왼발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후반 13분 에릭의 슈팅은 빗나갔다. 후반 17분 울산은 에릭과 보야니치를 빼고 엄원상과 김민혁을 넣었다.
후반 22분 강원은 모재현과 가브리엘을 빼고 이지호와 김신진을 투입했다. 후반 23분 엄원상이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시도한 슛은 박청효에게 막혔다. 후반 26분 루빅손이 아크 왼쪽 부근에서 시도한 슛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후반 30분 울산은 이진현과 김영권을 빼고, 최석현과 라카바를 넣으며 마지막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후반 32분 홍철의 얼리 크로스에 이어 김신진의 헤더는 수비수를 맞고 나갔다. 후반 36분 강상우의 슈팅을 골대를 넘겼다.
주도권을 잡고도 추가골을 넣지 못한 강원은 결국 대가를 치러야 했다. 후반 38분 왼쪽에서 올라온 땅볼 크로스를 말컹이 절묘하게 돌려 넣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추가시간은 7분이 주어졌다. 시간이 부족한 강원은 박호영과 강투지를 최전방으로 올려 롱볼 축구를 시도했다. 추가시간 6분 강원이 아크 오른쪽 부근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남은 시간을 고려할 때 강원의 마지막 기회였다. 강원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홍철이 직접 슈팅을 시도하며 조현우가 지키는 울산의 골문을 갈랐다. 경기는 결국 2대2 무승부로 끝이 났다. 8승 6무 10패로 승점 30점 고지를 밟은 강원은 8위 자리를 유지했다.

정경호 감독은 “준비한 대로 잘 풀어간 경기였다. 이겼어야 하는 경기였다”며 “대전, 전북, 울산 등 강팀과의 3연전을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팀을 잘 정비해 앞으로는 모든 경기가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수훈선수로 뽑힌 홍철은 “오늘 전체적인 킥이 좋지 않아서 송준석과 김대원에게 차라고 했는데 준석이는 듣는 척도 안하고, 대원이는 오른발 각이 나오지 않는다고 나한테 차라고 다”며 “팀이 승점을 얻는 데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진태 도지사는 “2주 연속 명승부 드라마를 써준 선수들과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더운 날씨에 선수들이 지치지 않도록 계속 성원을 보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시축은 강릉 출신인 배우 강유석이 맡아 눈길을 끌었으며, 관중 수는 9,144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