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여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출석 요구에 재차 불응했다.
이에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등 강제조처에 나설 전망이다.
특검팀은 30일 오전 10시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사무실로 윤 전 대통령을 불렀으나 전날에 이어 이틀째 출석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은 연합뉴스에 "오늘 불출석 이유는 전과 마찬가지로 건강 문제"라며 "현재 거동이 어렵고 앉아있기도 힘들어하는 상태로, 추후 출석도 건강이 나아지지 않으면 어렵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그간 내란특검팀 출정조사와 내란 재판에도 건강 악화를 이유로 불출석해왔다. 현재 민중기 특검팀에는 변호인 선임계를 비롯한 어떠한 의견도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출석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조만간 강제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홍주 특검보는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이 30일 소환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윤 전 대통령이 있는 구치소에 특검보와 검사를 1명씩 투입해 교도관들과 함께 집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내란특검에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용돼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이날 출석했을 경우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관련 혐의를 추궁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그해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힘써줬다는 의혹이다.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10월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에 대해 "한 넉 달 정도 (위탁관리를) 맡겼는데 손실이 났다"는 허위사실을 공표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수사 대상이다.

한편, 특검팀이 지난 25일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이날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윤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오전 9시 31분께 법원에 들어선 윤씨는 '어떤 목적으로 목걸이 건넸느냐', '통일교는 본부장 개인 일탈이라고 주장하는데 어떤 입장이냐'는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을 하지 않았다.
윤씨는 2022년 4∼8월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백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청탁 내용에는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통일교의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거론됐다.
윤씨는 물품과 청탁을 건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 윗선의 결재·허가를 받고 한 일이라고 주장해왔다.
특검팀은 윤씨와 전씨가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권성동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한 의심 정황도 포착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윤씨 자택과 경기 가평 통일교 본부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 22일 윤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윤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이 윤씨의 신병을 확보할 경우 통일교가 연루된 건진법사 청탁 의혹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여사를 향한 수사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