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 ‘실수연발(The Comedy of Errors)’이 올여름 서울 종로구 소극장 공유에서 관객들을 찾아간다. 유라시아셰익스피어극단(ESTC)이 야심차게 진행 중인 ‘셰익스피어 전작 공연 프로젝트’의 32번째 무대다.
이번 공연은 쌍둥이 형제의 신분 착각과 오해로 빚어지는 해프닝을 경쾌한 리듬과 움직임으로 풀어내며, 셰익스피어 특유의 유머와 서사적 밀도를 체험할 수 있는 무대다. 국내 연극계에서 보기 드문 셰익스피어 전작 연속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눈을 끈다.
연극은 이름과 외모가 똑같은 두 쌍의 쌍둥이인 주인 ‘안티폴러스’와 하인 ‘드로미오’의 기막힌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거대한 폭풍우로 배가 난파되어 서로의 존재도 모른 채 흩어지게 된다. 형 쌍둥이들은 터키 서남부 해안 항구 도시 에페서스에, 동생 쌍둥이들은 시실리 동남부 항구 도시 시라큐스에 살게 되며, 부모님인 이지언과 이밀리아 또한 헤어져 서로를 그리워한다.
18세가 된 동생 안티폴러스와 드로미오는 형제를 찾기 위해 긴 여행을 시작하고, 5년 후 형 안티폴러스가 결혼해 살고 있는 에페서스에 우연히 도착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 쌍둥이들의 등장은 형과 똑같은 이름과 외모로 인해 도시 전체에 엄청난 혼란을 가져온다
연출은 ‘장미전쟁 8부작’과 ‘4대 비극 재번역 공연’ 등으로 화제를 모았던 남육현 ESTC 대표가 맡았으며, 고전 해석과 실험 정신을 동시에 담아냈다. 무대미술, 음악, 조명, 안무 등 전 영역에서 다양한 창작진이 참여해 110분 러닝타임 동안 섬세한 감각의 총체극을 완성했다.
공연은 지난 7월 23일에 시작됐으며, 오는 8월 3일까지 총 12일간 이어진다. 월~목요일은 오후 7시30분, 금요일은 오후 4시와 7시30분, 주말에는 토요일 오후 3시·6시, 일요일 오후 3시에 공연된다. 관람 연령은 전체관람가.
극단 관계자는 “넷플릭스 등 OTT가 보편화 되면서, 예년보다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이 많이 감소했지만, 셰익스피어 정극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출연배우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며 “ 한 여름밤에 코믹하고 재밌는 셰익스피어 정극의 묘미를 한 번 느껴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티켓 가격은 일반 3만원이며, 학생·단체·예술인패스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이 마련돼 있다. 예매는 인터파크(1544-1555) 및 타임티켓(1599-3089)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