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살에 런던에 왔을 때는 영어도 못하던 한 소년이 성숙한 남자로 성장해 클럽을 떠납니다.”
춘천 출신의 축구 스타 손흥민이 10년간 몸담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와 결별을 선언했다.
손흥민은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IFC 더포럼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기자회견에 앞서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유로파리그 우승을 끝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할 때라고 판단했다”며 결별 이유를 밝혔다.
2015년 8월 독일 레버쿠젠에서 이적해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10시즌 동안 공식전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특히 2021-2022시즌 23골을 넣으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왕에 올랐고, 지난 5월에는 주장 완장을 차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무관의 설움’을 털어냈다.
토트넘 역대 최다 골 부문 5위와 최다 도움 1위, 최다 출전 8위에 이름을 올린 그는 팬과 선수단 모두에게 존경받는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은 환상적인 10년을 보냈고, 훌륭한 태도의 본보기였다”고 그를 평가했다.
손흥민의 다음 행선지로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 FC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는 “내년 북중미 월드컵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미국 진출을 암시하는 발언을 남겼다.
10년간 클럽에 헌신하며 세계 최고 무대에서 역사를 쓴 손흥민은 마지막으로 “토트넘은 내가 가장 좋아했고, 사람으로서 가장 많이 성장한 팀이다. 고향 같은 팀을 떠나는 건 어렵지만 지금이 작별할 때라 생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