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 윤미향 전 국회의원 등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로 결정된 가운데 '병역 기피'로 논란을 일으킨 가수 유승준(48·스티브 유)의 팬들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면을 호소했다.
유승준의 팬들이 모여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유승준 갤러리는 9일 "유승준 갤러리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팬들은, 최근 정부의 정치인 사면 검토 과정에서 보여지는 관용과 형평성이 병역 문제로 20년 넘게 입국이 제한된 유승준 씨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래의 성명문을 발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성명문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정부가 8·15 광복절을 앞두고 정치인과 공직자들에 대한 사면과 복권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면서 "사면이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그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이러한 관용과 포용의 정신이 정치인과 공직자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도 공정하게 적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면서 "병역 문제로 인해 2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입국이 제한된 가수 유승준 씨의 경우, 이미 대법원에서 지난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한이 계속되는 것은 형평성의 원칙과 법치주의 정신에 비추어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유승준 씨는 지난 세월 동안 많은 비판과 제재를 감내해 왔다. 잘못이 없었다는 뜻이 아니라,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충분히 짊어졌다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한다"면서 "이제는 과거를 돌아보고, 대한민국 사회 속에서 새롭게 살아갈 기회를 부여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께 간곡히 호소드린다. 조 전 대표, 윤 전 의원 등 정치인 사면 검토에서 드러난 국민 통합과 화합의 의지가 일반 국민인 유승준 씨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기를 바란다"면서 "부디 대통령님의 결단이 형펑성과 공정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구현되는 사례가 되어,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지난 1997년 4월 데뷔해 '가위', '연가', '사랑해 누나' 등 많은 히트곡들을 발표하며 인기를 끌었던 유승준은 지난 2002년 공연을 목적으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을 면제받았다. 이에 병역 의무를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고, 법무부도 여론에 호응해 그의 입국을 제한, 23년째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이후 유승준은 지난 201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으나 거부당했고,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 같은 판결에도 LA 총영사관은 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유승준은 두 번째 취소 소송을 제기해 2023년 11월 다시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LA 총영사관은 지난해 6월 사증(비자) 발급을 다시 거부했다. 유승준은 같은 해 9월 거부처분취소소송과 함께 법무부를 상대로 입국 금지 결정 부존재 확인 소를 제기하는 등 세 번째 소송을 낸 상태다.
한편, 지난 2015년 이 대통령이 유승준의 병역 기피 문제와 관련해 내놓은 메시지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재직 시절이던 당시 자신의 SNS에 '국민의 의무를 피하기 위해 조국을 버린 자, 이제와서 무슨 할 말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그대보다 훨씬 어려운 삶을 사는 대한의 젊은이들이 병역의무를 이행하다가 오늘도 총기사고로 죽어가는 엄혹한 나라 대한민국에 돌아오고 싶나?"라면서 "한국인들 주머니의 돈이 더 필요한가? 아니면 갑자기 애국심이 충만해졌나?"라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