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고향사랑기부, 지역 발전을 위한 사회적 투자

본사 주최, 고향사랑박람회 수원서 개막
“돈이 모이는 곳에 가치가 생긴다” 발상 전환
농어촌 고령화·인구 감소 위기 적극 대응

고향을 위한 기부가 곧 자신과 공동체를 위한 투자임을 보여주는 자리가 마련됐다. 강원일보 주최, 한국전시산업원이 주관한 ‘제3회 강원특별자치도 고향사랑기부박람회’가 지난 21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막돼 강원특별자치도와 14개 시·군이 참여, 지역의 특성과 매력을 담은 부스를 선보이며 고향사랑기부제의 취지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기회를 만들었다. 이 같은 자발적 기부 문화 확산은 단순한 지역 재정 보완을 넘어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2023년부터 본격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자가 세액공제와 함께 고향의 특산물로 구성된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여기에 더해 현장 기부자에게 추가 선물과 다양한 이벤트까지 제공해 수도권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삼척시는 ‘기부는 1번, 혜택은 4번!’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지역 특색을 살린 방식으로 참여했고, 각 시·군 역시 자치단체 차원에서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 지역 우수 상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강원특별자치도는 그동안 지속적인 인구 유출과 열악한 재정 구조로 인해 발전의 한계에 부딪혀 왔다. 특히 농어촌 지역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지역 소멸 위험에 놓여 있으며, 이는 일자리 축소와 서비스 인프라 붕괴 등 연쇄적인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향사랑기부제는 ‘돈이 머무는 지역에서 가치가 생긴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지역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는 하나의 수단이다. 기부 문화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우선, 지역 자치단체의 체계적이고 창의적인 대응이다. 즉, 답례품의 양적 확대에 머물 것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고유 상품 개발, 투명하고 공정한 기부금 사용, 기부자 대상의 감사 및 피드백 시스템 강화 등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리고 지속적인 홍보와 캠페인으로 수도권 시민과 청년층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이번 박람회처럼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SNS와 유튜브 등 뉴미디어 채널을 십분 활용하는 방식도 효과적일 것이다. 더 나아가 정부와 중앙부처의 제도적 뒷받침도 중요하다. 현재의 기부 한도나 세제 혜택만으로는 일부 시민의 참여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같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에 대해선 기부 유도형 인센티브를 추가 부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별 기부금 활용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 전 국민이 ‘내가 낸 기부금이 어떻게 고향을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야 함은 물론이다. 고향에 대한 사랑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때 지역은 살아난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강원도의 미래를 바꾸는 강력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주민과 출향민, 타 지역 시민까지 함께 참여하는 고향 사랑 운동은 단지 물질적 선물을 넘어, 고향에 대한 기억과 정서를 회복하는 문화 운동으로도 확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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