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군 공항 주변 고도제한 완화, 재건축 숨통 트이나

군 공항 주변의 고도제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지역 발전의 발목을 잡았던 오랜 규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이 26일부터 시행됐으며, 그 핵심은 고도제한 기준을 ‘건축 대지의 가장 낮은 지점’에서 ‘자연 지표면’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이는 법정 고도제한을 유지하면서도 현실적인 설계와 시공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 개선으로, 접경지 및 군 공항 인근 주민들에게는 늦었지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강원특별자치도 양구읍 안대리를 포함한 접경지역 주민들은 실질적으로 비행기 이착륙이 없는 공항 인근이라는 이유로 수십 년간 고도제한에 묶여 왔다. 3층 이상의 건축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이로 인한 주거환경 낙후와 재산권 침해는 도를 넘었다. 이는 주민들의 고질 민원이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직접 나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규제 해제를 요청한 것은 이러한 주민들의 불합리한 고통을 중앙정부가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는 절박한 메시지였다. 도에는 원주·강릉·속초 등 군 공항이 위치해 있어 해당 지역 주민들이 고도제한 규제로 인한 불이익을 받아 왔다.

특히 강원 내륙이나 접경지처럼 지형이 험하고 고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기존의 산정 기준은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로 작용해 왔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개정은 단순한 행정절차의 개선이 아닌 주민 권익 회복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제도적 전환점으로 평가돼야 한다. 이번 조치는 재건축과 도시정비 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도 각지에서는 인구 감소,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비사업과 주택 공급 계획이 추진 중이다. 하지만 고도제한이라는 걸림돌로 인해 낙후된 지역은 재개발이 지연됐다. 규제 완화로 설계의 유연성이 확보되면, 도시경관의 회복은 물론 젊은 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기반 마련도 가능해진다. 물론 군 작전 활동의 안전은 전제돼야 한다. 국방부가 이번 개정에서도 ‘비행안전구역 내 고도제한은 유지된다’고 명시한 점은 이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비행 안전과 주민의 권익이 반드시 상충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개정처럼 기준을 합리화하는 방식은 양측의 이해를 조율할 수 있는 바람직한 사례다. 앞으로도 국방부는 변화된 안보 환경과 지역의 현실을 고려해 보다 유연한 제도 설계를 이어가야 한다. 이제 과제는 현실 적용이다. 제도가 바뀌었다고 해 곧바로 주민들의 삶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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